• 입력 2020.03.08 13:00

전용면적 69, 72, 75㎡ 위주…발코니·드레스룸 등 '알짜 공간' 활용에도 탁월

1일 서울 종로구 종로 199 한일빌딩 3층에 개관한 '힐스테이트 창경궁' 견본주택에 방문한 수요자들이 주택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남빛하늘 기자)
한 견본주택에 방문한 수요자들이 주택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본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이미지) (사진=남빛하늘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최근 부동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공간 활용도를 갖춘 '준중형' 아파트가 인기다.

과거 주택이 부족하던 공급자 위주의 주택시장에서 아파트는 대부분 소형(59㎡), 중형(84㎡), 대형(113㎡) 등 세 가지 평면으로 지어졌다. 주택보급률 100%를 넘어선 현재 주택시장은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바뀌었고 수요자들은 보편적인 소·중·대형이 아닌 특색 있는 준중형을 선택하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아파트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전용면적 61~85㎡ 이하 준중형 아파트 거래량은 총 7만8691호로 종전 최고치인 2018년 1월(7만6160호) 거래량을 경신했다. 2006년 1월(2만8592호) 이후 14년 만에 역대 최고치다.

이는 같은 기간 전용면적 60㎡ 이하 거래량(총 4만7978호)보다 64%, 전용 86㎡ 초과 거래량(2만479호)보다는 284% 높은 수치다. 두 평면(60㎡ 이하+86㎡ 초과)을 합한 거래량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계속되는 1~3인가구 증가…'틈새평면' 선호현상 '뚜렷'

준중형은 전용면적 59㎡(소형), 84㎡(중형), 113㎡(대형) 같은 일반적인 평면 외에 46㎡, 61㎡, 74㎡ 등 세분화된 평면을 가리킨다. 이들은 59~84㎡ 사이에 끼여 있다고 해 '틈새평면'이라고도 불린다.

틈새평면의 등장은 가족 형태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가구당 인구수는 2017년 2.5명에서 2019년 2.31명으로 감소했다. 1인가구 비율 역시 2000년 15%에서 2019년 29.3%로 두 배 가량 상승했다.

이러한 가족 형태의 변화는 주거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 어떤 가구인지에 따라 아파트 평면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인가구, 아이가 없거나 하나뿐인 2~3인 가족 형태의 증가가 틈새평면의 인기를 리드한다.

틈새평면의 인기는 청약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최근 GS건설이 대구에서 선보인 청라힐스자이 1순위 청약 결과 전용면적 75㎡ 67가구 모집에 4090명이 몰려 61.0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수원 팔달구에 분양한 매교역푸르지오SK뷰도 74㎡A·B 타입 청약 결과 각각 96.4대1, 82.9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역시 분양 당시 전용면적 78㎡의 인기가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당시 청약 경쟁률을 보면 78㎡이 21대1, 84㎡가 4.37대1로 78㎡이 약 5배 높았다.

왼쪽부터 매교역푸르지오SK뷰 59㎡, 74㎡A, 84㎡ 타입 배치도. (사진=대우건설 홈페이지 캡처)
왼쪽부터 매교역푸르지오SK뷰 59㎡, 74㎡A, 84㎡ 타입 배치도. (사진=대우건설 홈페이지 캡처)

◆59㎡ 보단 넓고, 84㎡ 보단 저렴…공간 활용도 '탁월'

수요자들이 틈새평면 아파트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형(59㎡)보다 면적이 넓고 중형(84㎡)과는 크기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이다.

보통 2~3인가구 등 소가족에게 소형(59㎡) 아파트는 살짝 작은 감이 있고 중형(84㎡)은 이에 비해 넓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최근 분양하는 단지에 대부분 쓰리룸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비교적 합리적인 틈새평면(74㎡)을 선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분양된 매교역푸르지오SK뷰 평면을 살펴보면 기본형 기준 59㎡A, 74㎡A, 84㎡ 타입 모두 안방과 침실2개 등 총 3개의 방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분양가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810만원으로, 84㎡ 기준 6억5200만원이다. 반면 74㎡ 분양가는 5억6200만원~5억7300만원으로 약 1억원 저렴했다.  

또한 건설사들은 단지에 발코니, 드레스룸 등 '알짜 공간'을 확보해 수요자들이 대형 평면 못지않은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4베이 구조의 경우 거실과 방이 한쪽으로 전면 배치돼 3베이보다 서비스면적이 크게 늘어나고, 3면 개방형 설계를 적용한 발코니의 경우 3개의 면을 발코니가 둘러싸 실사용 면적을 넓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평수에서 전세로 살던 이들이 집 면적을 낮춰 다운사이징에 나서는 점에 착안, 투자 관점으로 틈새평면 아파트 청약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틈새평면 아파트 수요는 계속될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수요자들의 눈은 틈새평면 아파트로 쏠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건설사들이 소가족화 현상에 맞춘 공간 설계와 저렴해진 분양가를 갖춘 틈새평면을 계속해서 시장에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갈수록 급증하는 1~2인가구와 함께 다양한 틈새 평면으로 선보이는 틈새평면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연일 옥죄어지는 부동산시장에서 중준형 아파트는 자금 부담이 덜하고 환금성도 높아 선호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근 공급되는 전용면적 69, 72, 75㎡ 등의 틈새평면은 84㎡와 비교해 평면 설계나 배치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특히 자투리 공간까지 살리며 수납공간을 특화하는 설계까지 반영되는 추세가 높아진 만큼 2~3인가구 등 소가족이라면 획일화된 주택형에서 벗어나 틈새평면을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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