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4.10 11:07

국민·기업은 현지법인, 산업은 지점설립 허가

미얀마 경제수도 양곤 시내. (사진=픽사베이)
미얀마 경제중심도시 양곤 시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성장 가능성이 높아 '차기 베트남'으로 평가 받는 미얀마에서 국내 은행 3곳이 은행업 예비인가 취득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KDB산업·IBK기업은행은 지난 9일 미얀마중앙은행으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현지법인을 세워 최대 10개 지점을 보유할 수 있고 현지 은행이 제공하는 업무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으며 현지기업과도 거래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지점 설립이 가능하게 됐다.

외국계 은행 예비인가 경쟁에는 5개국 13개 은행이 참가했다. 7개 은행은 예비인가 자격을 부여받았으며 이중 한국계 은행은 3곳이다. 

미얀마는 아직까지 금융 인프라가 취약한 반면 성장 잠재력이 높아 국내 은행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면서 ‘포스트 베트남’으로 불린다. 거대 소비시장(중국·인도)과 신흥경제권인 아세안(ASEAN)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에 이은 글로벌 생산기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미얀마를 글로벌 전략의 주요 거점 중 한 곳으로 삼아 국내에서 영위 중인 주택금융과 소매금융 부문에서 지닌 강점을 발휘할 계획이다.

이번 인가 부여도 국민은행의 주택금융 노하우를 높게 평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미얀마 건설부의 서민주택 공급 확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택자금 지원에 조력 중이며 미얀마 정부도 최근 서민주택 100만 가구 공급을 정책 목표로 내걸고 있다.

산업은행은 미얀마 은행업 예비인가 획득으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방콕지점을 철수한 이후 처음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에 영업점을 열 수 있게 됐다. 

특히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된 전략이 이번 인가 획득에 주요했다는 평이다. 산업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선진 은행과 경쟁하면서 높은 국제신인도를 얻어왔으며 국책은행으로서 쌓아온 개발금융 노하우가 미얀마 경제부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향후 양곤지점 진출을 통해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지원하고 미얀마 정부은행과 개발금융 경험을 공유하면서 미얀마시장에서 양국간 상생발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 도약’을 선언한 윤종원 행장 체제의 첫 해외진출 성과를 이뤘다.

현재 진출해 있는 약 300여개 한국기업들의 금융 수요를 충족하고 새로 진출할 기업의 현지정착과 조기 안정화를 돕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지 진출 한국기업은 물론 미얀마 현지 중소기업도 지원할 예정”이라며 “59년 동안 쌓아온 정책금융 및 중기금융 노하우를 현지 금융기관, 정부기관과 공유해 양국 경제협력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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