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4.13 18: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앤서니 파우치 소장의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백악관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해고' 해시태그가 담긴 트윗을 리트윗해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신발언으로 주목받는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나면서 경질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가짜뉴스, 미안. 다 녹화돼 있어. 나는 사람들이 말하기 오래전에 중국을 (입국) 금지했어"라는 글과 함께 공화당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후보로 활동 중인 디애나 로렌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했다. 그가 리트윗한 글 말미에는 '파우치를 해고할 때(Time to #FireFauci)'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이 리트윗은 부활절인 일요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실패를 반박한 여러 게시물 중 하나다.

앞서 파우치 소장은 지난 12일 CNN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완화 조치를 보다 일찍 시작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미흡을 시인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핵심 인물이다. 지난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에이즈, 에볼라 등 전염병 방역을 진두지휘해온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이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도 '사실'과 '과학'에 기반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오류를 지적하는 소신 발언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 정상화'를 거론하자 대통령이 동석한 TF 회견에서 "하려는 일의 실현 가능성을 문자 그대로 매일매일, 주 단위로 평가해야 한다"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곧장 반박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 간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파우치 소장을 칭찬하며 불화설을 잠재워 왔지만 이날 '파우치 해고' 해시태그가 담긴 글을 리트윗해 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미국내 최고 전염병 전문가가 경질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론 종종 파우치 박사에게 화를 낸 적은 있지만 공개적으론 이번 메시지가 가장 적나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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