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5.09 07:10

3분기부터 수출 반등 기대…코로나 장기화 시 경기 기대치 낮춰야

(사진·일러스트=픽사베이)
(사진·일러스트=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4월 수출이 두 자릿수로 줄어드는 등 올해도 수출 부진에서 탈출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4월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월 수출은 369억2000만 달러로 주요 시장의 수입 급감,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 대비 24.3% 감소했다. 일평균수출액은 16억8000만 달러로 17.4% 줄었다.

수입은 378억7000만 달러로 15.9% 감소했다. 수입이 수출을 초과, 4월 무역수지는 9억5000만 달러 적자를 시현하면서 99개월 만에 흑자행진이 멈췄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방역으로 안전한 생산‧공급기지로 주목받고 있어 코로나19 글로벌 진정세가 확산되면 우리 수출은 다시 반등 및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4월 무역수지 적자는 수입 감소보다 수출 감소폭이 더 커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제조업이 정상 가동되는 데 필요한 자본재중간재 수입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활동이 당분간 완전정상화되기 어려운 만큼 상반기 중 국내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체감경기도 4월에 추가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교역량의 회복이 이전 추세를 회복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 코로나19 충격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면서 전세계 글로벌 교역량의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우리나라 수출도 연간으로 작년보다 한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근 IMF는 세계 교역증가율을 지난해보다 1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TO도 전년동월 대비 13~26% 가량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5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적어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보이나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공장 조업 및 경제활동 재개 계획이 이어지는 만큼 4월보다는 여건이 다소 나아질 여지가 있다”며 “조금씩 수요 개선된다고 보면 국내 마이너스 수출은 3분기 초 이후로는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개선 시기는 하반기 후반으로 지연되고 전반적인 경기에 대한 기대치도 낮출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수출단가는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15% 하락한 반면 수출물량은 11% 줄었고 일평균 기준 수출물량은 2.9% 감소에 그쳤다”며 “역설적으로 선진국 경제 락다운의 영향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대되는 점은 국제유가의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4월 국제유가의 급락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최소한 수출단가 측면에서는 조만간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4월 무역수지 적자 반전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 내수가 선진국보다 양호한 결과인 동시에 수입 과다로 인한 추세적 적자기조의 정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은 수출 회복인 만큼 결국 선진국 경제 정상화를 좌우하는 코로나19의 추세적 안정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물량이 감소한 면도 있지만 수출 단가의 하락이 수출액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며 “선진국 수요 감소의 여파는 선진국 경제 락다운이 해소돼야 회복의 여지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올해 2분기동안 수출액은 마이너스 증가율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4월 무역수지가 적자 전환하면서 경상수지도 1년 만에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도 경상수지가 3억9000만 달러 적자를 시현하면서 84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미국, 유럽으로의 수출이 감소하고 배당금 지급 시기가 겹치면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은 아주 높다”며 “5월의 경우에는 배당금 지급 요인이 사라지는 만큼 무역수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20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 및 대외 수요 위축 등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3월 이후 미국, 유럽 내 확진자 급증으로 2분기 수출증가율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2020년 경상수지는 유가 하락, 여행서비스 지급액 감소 등 증가요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상품수지 부진으로 흑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