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5.14 12:17

추가 작업 없는 렌더링 지원 '나나이트'와 빠른 빛 변화 구현하는 '루멘'
게임 엔진 사용 로열티는 프로젝트 당 12억까지 면제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게임 내 플레이 화면. (사진=언리얼 엔진 유튜브)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게임 내 플레이 화면. (사진=언리얼 엔진 유튜브)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에픽게임즈가 차세대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 5'를 공개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 5를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상철 에픽코리아 게임즈 대표는 "언리얼 엔진 5는 개발자가 제약 없이 영화 CG나 실사와 동일한 수준의 그래픽을 만들면 이를 즉시 리얼타임 렌더링으로 구현해내는 엔진이다"라며 "이 과정이 엔진에서 자동 처리되기 때문에 '그냥 된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신광섭 에픽게임즈 부장은 "리얼타임 렌더링을 하는 한 사람의 게임 개발자로서 역사적이고 감동적인 날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언리얼 엔진 5는 아티스트가 원하는 것을 추가적인 작업 없이 그대로 옮겨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게임 엔진이다"고 강조했다.

박상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가 언리얼 엔진 5 출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언리얼 엔진 5의 빠른 리얼타임 렌더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엔진의 기술적 특징인 '나나이트'와 '루멘'이다. 

나나이트는 '가상화된 마이크로 폴리곤 지오메트리'를 일컫는 말이다. 툴에서 가져온 작업물을 추가 작업 없이 곧바로 쉽고 편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신광섭 부장은 "고퀄리티의 오브젝트들을 더 쉽게, 더 편리하게 만들게 해주는 것이 나나이트의 핵심이다. 높은 퀄리티의 렌더링에 더해 작업자들의 편리성을 높였다"며 "개발자들이 원하는 바를 구현하기 위해 고민해왔던 폴리곤 수, 드로콜, 메모리, LOD, 노멀맵 베이킹에 대한 걱정을 없애준다"고 설명했다.

그간 개발자들은 정해진 프레임과 정해진 규칙 안에서 화면을 구현해야 했다. 폴리곤의 프레임을 떨어뜨린 후 '노멀맵'을 사용해 표면을 그럴싸하게 만들거나 멀리 있는 오브젝트의 디테일을 떨어뜨리는 'LOD' 기술들이 쓰였다. 개발자들은 원하는 오브젝트를 구현한 뒤에도 이를 최적화하기 위한 추가 작업에 시간을 많이 써야 했다.

엔리얼 엔진은 나나이트를 통해 빠르고 질 높은 렌더링을 지원해 이러한 시간과 노력을 줄이도록 지원한다.

루멘은 '완전한 다이내믹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을 뜻한다. 루멘은 장면과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빛의 차이를 곧바로 표현해내는 기술이다. 

현재 게임들은 빛 표현에 있어 한계를 가진다. 직접광은 곧바로 나오지만 반사광을 표현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루멘은 빛을 바꾸면서 볼 수 있는 반사광을 그 즉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빛의 밝기, 색깔, 주변 환경 변화에 따른 움직임도 에디터에서 곧바로 확인하게 된다.

사실적인 오디오 시스템, VFX 툴 '나이아가라', 유체 시뮬레이션, 고해상도에 맞춰 개선된 애니메이션 시스템, 높은 수준의 오픈월드 구축 지원 등 기능들이 추가로 언리얼 엔진 5에 들어간다.

엔진의 정식 출시 예정 시기는 2021년 말이다. 프리뷰 버전은 2021년 초에 나온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 4와 호환 기능을 제공해 개발 중인 게임을 쉽게 언리얼 엔진 5로 옮길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에픽게임즈는 개발자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프로젝트 당 총 매출 100만 달러(약 12억)에 해당하는 언리얼 엔진 로열티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박 대표는 "언리엘 엔진은 최상급 게임에 맞는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번 로열티 면제가 그 부분을 많이 바꾸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중소 퀄리티 개발사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만든 간단한 게임들이 쏟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개인부터 큰 회사까지 누구나 엔진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게임 내 화면. (사진 제공=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게임 내 화면. (사진=에픽게임즈)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는 그간 에픽게임즈가 이뤄낸 성과와 방향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박상철 대표는 "에픽게임즈는 '개발자들에게 다 드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며 "시작은 비용 없이 언리얼 엔진 4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후 게임, 영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오픈소스 등 플랜트를 선보이면 지원금을 주는 에픽 메가그랜트, 게임에 쓰이는 고품질 에셋 등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인수·합병을 통해 고화질 사진을 제공하는 '픽셀'의 메가스캔 라이브러리, '쉐이브 앤 헤어컷'의 펄과 헤어 소스 등도 개발자 커뮤니티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약 1년간 국내에 무료 게임 97개를 제공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타 스토어에 비해 12%만을 수수료로 가져간다. 외부 결제 시스템도 개방했다. 이용자들은 스토어 자체 결제 시스템뿐 아니라 다른 결제 시스템도 쓸 수 있다. 개발사 결제 시스템을 쓴다면 이 매출에 대해서는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에픽 온라인 서비스' 출시도 알렸다. 이 서비스는 게임 서비스와 에픽 계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매치메이킹, 로비, P2P, 업적, 통계, 순위표 등 에픽 게임즈가 개발한 게임 서비스를 쉽게 쓸 수 있다. 또 계정 서비스를 통해 에픽 게임즈 계정을 가진 전 세계 3억5000만 명의 이용자 소셜 계정에 대한 접근을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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