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5.18 13:10

강남세브란스병원 한진우 교수팀, 영유아 실명 일으키는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유전자 찾아내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영유아 실명의 주요 원인인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의 원인유전자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로써 일부 환자는 사전에 치료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 교수 팀은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 50명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결과와 유전양상, 그리고 표현형을 종합한 분자유전학적 진단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한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환자 50명 중 78%(39명)에서 원인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또 유전자 유형은 GUCY2D(20%), NMNAT1(18%), CEP290(16%)이 가장 많았고, 유전체 복제수 변이(copy number variation, CNV)도 3명(6%)에서 밝혀졌다.

이중 유전자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유전자형(RPE65)은 1명(2%)이었다. 또 2명(4%)은 시니어로큰증후군(Senior Loken syndrome)으로 시력소실과 함께 신장이 같이 손상될 위험이 있었다. 따라서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들 유전자타입을 미리 발견하면 조기에 신장이식 등 맞춤치료를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제수 변이는 일반 유전자검사법으로는 잘 검출되지 않아 병의 원인을 알 수 없다. 교수팀은 이번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으로 복제수 변이를 발견함으로써 더 정확히 원인변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는 망막의 빛을 받아들이는 세포에 이상이 생기는 유전질환이다. 출생 또는 영유아부터 시력이 현저히 떨어져 실명에 이른다. 세계적으로는 10만명당 3명 정도의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다. 현재까지 유전자 치료 외에 알려진 치료법이 없다.

한진우 교수는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26개 원인유전자가 발견됐지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분석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앞으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맞춤치료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일한 치료법인 유전자 치료제 및 검사비용이 고가여서 이를 낮추는 것이 숙제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Vis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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