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18 18:01

대형펀드 통한 투자사업서 1조9000억엔 손실 발생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소프트뱅크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손정의(孫正義)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2019년 회계연도 4분기(1~3월)에 1조4381억엔(약 16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적자로는 일본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막대한 투자 손실로 이같은 불명예를 안게됐다.

1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소프트뱅크는 회계연도 4분기에 이같은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적자 규모보다 10배 이상 커진 것이다. 또한 일본 기업의 분기 적자액으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도쿄전력홀딩스의 1~3월 적자 1조3872억엔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따라 소프트뱅크는 2019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서 1조3600억엔(약 15조6555억원)의 영업손실과 9615억엔(약 11조6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가 영업손익과 순손익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적자 폭도 소프트뱅크 39년 역사상 가장 크다.

소프트뱅크는 2018 회계연도에선 1조4111억엔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적자 전환은 거액 펀드를 통한 투자사업에서 약 1조9000억엔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운용액 10조엔인 '비전펀드'의 손실이 커졌다. 미국의 공유 사무실 업체인 위워크 투자 손실, 출자 기업인 위성통신 벤처기업의 파산 등도 실적 악화에 악영향을 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19의 범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소프트뱅크의 투자 가치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적발표와 함께 소프트뱅크는 자사주 매입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1년 3월까지 총 5000억엔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이는 3월 중순 발표했던 계획보다 자사주 매입 규모가 2배 커진 것이다. 이에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날 1.03% 오른 4621엔으로 마감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이날 마윈(馬云) 전 알리바바 회장이 소프트뱅크그룹 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이후 소프트뱅크그룹의 이사직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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