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기원 기자
  • 입력 2020.05.26 17:46

마약 중독 개인차 유발하는 핵심 분자 생리 기전 발견

약물 중독 마우스와 비 중독 마우스의 콜린성 뉴런에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변화 모델. (사진=한국뇌연구원 제공)
약물 중독 마우스와 비 중독 마우스의 콜린성 뉴런에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변화 모델. (사진제공=한국뇌연구원)

[뉴스웍스=윤기원 기자] 구자욱 한국뇌연구원 박사, 김정훈 포항공대(POSTECH) 교수 및 이주한 박사,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대학 등 공동연구팀이 코카인 중독에 콜린성 뉴런의 도파민 D2타입 수용체(DRD2)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을 발견했다.

약물 중독은 유해한 결과에도 약물(마약류)을 강박적으로 찾고 사용하는 행동을 보이는 정신질환으로, 대인관계 문제, 신체적 피해 등으로 이어지면서 큰 사회적 비용을 낳는다.

대마 및 코카인 같은 마약류가 체내에 들어가면 뇌의 보상회로 내 도파민 농도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키고 도파민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약물에 대한 갈망을 일으킨다.

하지만 약물 중독에는 개인차가 있다. 똑같은 식사량에도 더욱 살찌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마약에 노출됐을 때 유독 중독에 더 잘 빠지는 취약군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코카인을 자가 투여하는 마우스 모델에 전기생리학적, 광유전학 기법을 적용한 연구를 통해 중독에 취약한 마우스의 대뇌 보상회로 중격의지핵 내 콜린성 뉴런에서 DRD2라는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가 과발현하는 것을 발견했다.
 
똑같은 양의 코카인을 투여하더라도 중독에 취약한 마우스에서만 콜린성 뉴런에서 DRD2 발현량이 증가하고 세포활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이는 콜린성 뉴런에 발현된 도파민 D2타입 수용체가 뉴런 스스로의 활성을 저하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중격의지핵 내에 1~2%로 존재하는 콜린성 뉴런이 주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간돌기뉴런의 활성을 다양한 방향으로 조절함으로써 중독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뇌연구원과 포스텍 공동 연구진은 "개체간 콜린성 뉴런 내 유전자 발현 양상을 전유전체 수준에서 탐색함으로써 중독 연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며 "왜 중독 취약성 개체군에서 DRD2가 더 많이 발현하는지 세부적인 분자기전뿐만 아니라 이를 조절하는 후보 약물의 효용성을 후속 연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및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도움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분야의 대표적 학술지인 생물정신의학  5월호에 게재됐다.

구자옥 연구실장 (사진제공=뇌연구원)
구자옥 박사 (사진제공=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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