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5.27 13:34

박지호 KAIST 교수 연구팀

사이클로덱스트린-스타틴 나노입자의 시너지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모식도 (그림제공=KA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박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나노 기술을 이용해 죽상 동맥경화증 치료를 위한 체내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죽상 동맥경화증이란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질로 이뤄진 퇴적물인 '플라크'가 쌓여 혈류 장애를 일으키는 만성 혈관염증 질환이다. 플라크가 혈관을 막게 되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병을 유발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대표적 고지혈증 약물인 스타틴을 경구투여한다. 이 방법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 콜레스테롤이 플라크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기엔 효과적이나 이미 형성된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환자들은 평생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며 플라크라는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콜레스테롤과 결합하면 이를 녹일 수 있어 제거하기가 쉽다고 알려진 일종의 당 화합물인 '사이클로덱스트린'을 연구에 사용했다.

박지호 교수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을 약 10 나노미터 크기의 폴리머나노입자 형태로 제조, 정맥 주입을 하면 기존 사이클로덱스트린보다 약 14배 효과적으로 플라크에 축적되어 보다 효과적으로 플라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은 귀 내이의 유모세포를 손상시켜 청력손실을 일으킨다고 알려졌으나 이를 폴리머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하면 체내분포양상을 변화시켜 귀 내이에 잘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청력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이클로덱스트린과 스타틴을 자기조립을 통해 약 10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 정맥 주입하자 사이클로덱스트린은 플라크 내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스타틴은 혈관을 좁게 만들었던 주요 원인인 염증성 대식거품세포를 줄이는 현상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과 스타틴의 동시 전달은 각각의 약물을 따로 전달했을 때보다 월등하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가질 수 있는 약물들을 이용한 복합치료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박지호 교수는 "종양 치료를 위해서 주로 개발되었던 약물전달 나노 기술이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희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졸업생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제어 방출 저널' 3월 10일 자 및 'ACS 나노' 지난달 28일 자 온라인판에 각각 게재됐다. 

박지호(왼쪽) 교수, 김희곤 박사 (사진제공=KAIST)
박지호(왼쪽) 교수, 김희곤 박사 (사진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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