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소현 기자
  • 입력 2020.06.01 17:44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65호인 고창 선운사 만세루의 전경 (사진 제공=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65호인 고창 선운사 만세루의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김소현 기자] 문화재청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선운사 만세루(禪雲寺 萬歲樓)'를 보물 제2065호로 지정한다고 1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되면서 만세루는 '고창 선운사 만세루(高敞 禪雲寺 萬歲樓)'란 새 이름을 갖게 됐다.

선운사에 전해지는 기록물인 '대양루열기(1686년)'와 '만세루 중수기(1760년)'에 따르면 만세루는 1620년 지어졌다가 화재로 소실돼 영조 28년인 1752년 다시 지어졌다. 재건 과정에서 중층 누각구조에서 단층 건물로 바뀌었는데 이는 누각을 불전의 연장 공간으로 꾸미려던 조선 후기 변화 양상을 보여준다.

정면 9칸, 옆면 2칸 규모의 익공계 단층구조인 이 건물은 맞배지붕으로 현재까지 잘 보존된 구조물로 평가된다. 맞배지붕은 추녀 없이 용마루와 내림마루만으로 구성된 지붕을 말한다. 책을 엎어놓은 형태다.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정면 9칸이라는 점 또한 만세루가 보물로 지정된 이유 중 하나다.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대체로 정면 3칸이 주류고 5칸 또는 7칸 규모도 있으나 9칸 규모는 드물다.

만세루는 하나의 건물에 두 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의 안전을 꾀하면서 누각의 중앙 공간을 강조했다. 건물 가운데 세 칸은 앞뒤 외곽기둥 위에 대들보를 걸었고 좌우 각 세 칸 가운데에 높은 기둥을 세우면서 양쪽에 맞보를 거는 방식을 취했다.

그 밖에도 가운데 칸 높은 기둥에 있는 종보에 한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자연 재를 이용한 점 또한 만세루의 특징이다. 자연에서 둘로 갈라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해 보들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고창 선운사 만세루는 조선 후기 불교사원의 누각건물이 시대 흐름과 기능에 맞춰 구조를 적절하게 변용한 사례다. 동시에 자재 구하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창적인 건물을 만들어 낸 구조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서 역사, 건축, 학술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문화재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 활용될 수 있도록 주변 시설 등을 적극적으로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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