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02 17:01
제1차 신창리 해역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 (사진제공=문화재청)
제1차 신창리 해역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제주도 신창리 해저에 있는 유적에 대한 2차 발굴조사가 시작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제주박물관은 2일 개수제(開水祭, 수중조사 시작을 알리는 제사) 행사를 시작으로 제주특별자치시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에 대한 제2차 공동 수중발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제주 신창리 수중유적은 지난 1983년 3월 한 해녀가 조업 중 발견한 금제장신구를 신고하면서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보였다. 같은 해 4월 당시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에서 수중조사를 진행해 금제장신구 2점을 추가 발견했으며, 1997년엔 제주대학교박물관에서 이 해역을 조사해 중국 남송시대 도자기(청자)를 찾아내기도 했다.

이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8년 9월부터 신창리 해역에 대한 수중지표조사를 시작해 남송대 도자기가 분포하는 구체적인 범위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2019년엔 국립제주박물관과 제1차 공동조사를 실시해 남송 시대 도자기 437점과 인장 2점, 인장함 1점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대부분 12세기 말~13세기 초 중국 저장성(浙江省) 룽취안요(龍泉窯)에서 생산된 청자들이다. 중국산 도자기들이 대량으로 확인된 만큼 과거 바닷길을 오가던 국제무역선이 제주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1차 신창리 해역 조사 중 유물에 퇴적된 모래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제1차 신창리 해역 조사 중 유물에 퇴적된 모래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특히 지난 1차 수중발굴조사에서 발견된 인장 한 점에서는 인면(印面, 도장에서 글자가 새겨진 면)에 '삼가 봉한다'는 의미의 '謹封(근봉)'이라는 명문과 붉은 인주가 선명히 남아 있어 당시 해상교역 활동의 일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번 2차 수중발굴조사는 1차 조사의 연장선으로, 신창리 해저 유물 분포 양상을 파악하고 연구자료도 확보함과 동시에 도자기를 싣고 있던 선박 잔해를 찾는 작업들이 병행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더 많은 해상교류사 연구 자료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2차 조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2개월 미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조사선인 누리안호에 승선하는 승무원과 조사원 등 전원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뒤 출항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국립제주박물관과 함께 제주도의 수중문화유산의 현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과거 제주 해역에서 발견·신고됐거나 해녀들에 의해 구전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중지표조사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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