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04 17:50

매티스 "군대가 시민의 헌법상 권리 침해하도록 명령 받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전 국방장관. (사진=NBC News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제임스 매티스 미국 전 국방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분열의 대통령'이라고 맹비판했다. 이에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도 "미친 개(Mad dog)가 없어져서 다행이다"면서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3일(현지시간) 시사매체 애틀랜틱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인들을 통합하려 하지 않는 내 생애 첫 대통령"이라며 "(그는) 시도 흉내조차 내지도 않는다. 대신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려고 한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나는 50년 전 입대할 때 헌법을 수호하고 지지한다는 맹세에 서약했다"며 "같은 선서를 한 군대가 시민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도록 명령을 받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 군을 투입할 때는 매우 특별한 경우에, 주지사들의 요청이 있을 때만 이뤄져야 한다"면서 "워싱턴D.C.에서 보듯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면 군인과 민간인 사이에 충돌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매우 강직하고 저돌적이어서 '미친 개' 또는 '성난 개'로 번역되는 '매드 독'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을 지냈지만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와 북핵 대처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겪다 사실상 해임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티스 전 장관의 이런 메시지는 2018년 국방장관 사임 후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게 자신의 의무라고 느꼈다던 그에게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분을 참지 못한 듯 트위터를 통해 인신공격성 조롱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나의 유일한 공통점은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인 매티스를 해임하는 영광을 누렸다는 것"이라며 "그에게 사직서를 요구했고, (해임 건과 관련해) 기분이 좋았다"고 비꼬았다

이어 "매티스는 군 지휘보다는 홍보 쪽으로 능력이 있었다"면서  "그가 없어져서 다행!"이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이날 매티스 전 장관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퇴역 장성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CNN방송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존 앨런 해병대 대장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 방식을 비난하는 글을 기고했다.

앨런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 뒤편 교회를 방문하기 위해 평화적으로 집회를 이어가던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킨 사건을 질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를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종교를 이용해 이러한 '기념 촬영' 이벤트를 정당화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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