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6.11 14:33
왼쪽부터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은행 본점. (사진=국민·하나은행, 박지훈 기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은행지주들의 주가가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제로금리’ 장기화 시사에 맥을 못 추고 있다. 하지만 초저금리 속에서도 저비용 수신과 대출 수요가 순탄하게 늘어나고 있어 현 주가 수준이 저평가돼 있다는 소식도 나온다.

KB금융(105560)은 11일 오후 1시 52분 기준 전일 대비 4.79% 떨어진 3만5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한지주(-3.16%), 하나금융지주(-3.04%), 우리금융지주(-4.48%)도 함께 급락 중이다. 

은행지주(-3.87%)는 이날 코스피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보험(-3.4%), 증권(-2.6%), 금융(-2.5%) 순이다.

이날 은행지주의 약세는 한동안 시장금리가 쉽게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영향이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은 1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개념의 연방기금금리를 현 수준(0.00~0.25%)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FOMC 위원들이 향후 금리 변동을 예상하는 점도표에 따르면 17명 위원 중 15명은 2022년까지 현 제로금리가 유지된다고 봤다.

2022년까지 상·하단 각각 0.25% 오른다고 예상한 위원은 1명, 각각 1% 상승한다고 전망한 위원은 1명이었다.

시장 투자자들은 이 같은 소식이 국내 은행지주들의 수익성 성장에 부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에 큰 영향을 받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초저금리 수준에서 오랜 기간 유지되면 은행들의 이자수익성이 부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은행의 이자수익성은 기준금리가 높아져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때 보다 더 성장하는 특징을 갖는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점을 반영하더라도 현 은행지주들의 주가가 낮은 수준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상 최저 금리 환경에 따라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수요가 자극되는 측면이 있고 기업대출뿐만 아니라 가계대출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기예금은 감소하고 저원가성 핵심예금은 크게 늘어나 수신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지주 업종 주가는 현재 당사 예상 기준으로 보면 위험요인들이 모두 현실화된 것을 반영한 저평가 영역”이라며 “2020~2022년 배당수익률이 5~7%로 예상돼 배당매력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업종 가운데 은행지주는 최근 석달간 15% 가량 하락했다.

10% 이상 떨어진 업종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전기·가스(-13%), 사실상 하늘길이 막혀 운항 어려움에 빠진 항공업이 속한 운송장비(-11%) 뿐이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5월중 금융시장 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5월말 은행 총 대출 잔액(주금공 정책모기지론·신탁계정 포함)은 1865조9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1.1%, 전년말 대비 6.2% 증가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920조7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0.5%, 전년말 대비 3.7% 늘었고, 기업대출 잔액은 945조1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1.7%, 전년말 대비 8.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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