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6.11 17:27

"정부, 환경오염 위법행위 처벌 강화하고, '오염자 부담 원칙' 따라 강력한 책임이행 강제되도록 해야"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에 있는 산이 황폐화 돼 있다. 잿빛으로 말라죽은 나무들이 눈에 띈다. (사진=원성훈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에 있는 산이 황폐화 돼 있다. 잿빛으로 말라죽은 나무들이 눈에 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환경관련 시민단체인 '환경정의'는 11일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영풍석포제련소는 행정 명령과 형벌사항 제대로 이행하고 환경·주민건강 피해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물론, 인근 주민들에 대한 배·보상 대책을 세워라"고 촉구했다.

이어 "환경부와 경상북도, 봉화군은 주민과 생태계의 피해예방을 위해 위법행위를 일삼아온 영풍제련소의 폐쇄절차를 밟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사단법인 '환경정의'는 지난 1992년에 '우리 사회의 환경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인 시민환경단체'로 출범했다. 최근에는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자발적 협약'에 참여했고, 김포 거물대리 및 초원지리 난개발 대응 활동을 했으며 환경단체소송제도 도입을 위한 법·제도 개선과 학교 밖 청소년 환경복지 교육에 힘쓰고 있는 단체다.
 
'환경정의'는 이날 "영풍석포제련소의 위법·오염 행위는 아주 오래 전부터 반복돼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환경부가 지난 4월 21일부터 29일까지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석포제련소(이하 제련소)를 특별점검했다"며 "그 결과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초과 등 총 11건의 법령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13년부터 현재까지 토양, 수질, 폐기물, 화학물질 분야에서 총 58건의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제련소가 1970년부터 가동돼 온 것을 생각하면 그간 얼마나 더 많은 오염행위를 낙동강 상류지역에서 저질러 온 것일지 가늠조차 어렵다"고 개탄했다.

'환경정의'는 특히 "제련소에 의한 환경오염 피해의 범위는 토양, 수질, 대기 전반에 걸쳐있다"며 "이번 환경부의 점검에 의하면, 수질 분야 모든 조사지점에서 카드뮴 농도가 수질기준을 초과했으며, 하천변에서는 최대 1만 6870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규탄했다. 

또한 "토양의 중금속 오염에 대해 정화 명령이 있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대기오염물질도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운영해왔다"고 덧붙였다. 

영풍석포제련소 부근을 감돌아 나가는 하천의 물이 오염돼 있음이 육안으로도 확인된다. (사진=원성훈 기자)
영풍석포제련소 부근을 감돌아 나가는 하천의 물이 오염돼 있음이 육안으로도 확인된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들은 또 "제련소 주변 주민들의 건강피해도 심각하다"며 "건강영향 조사(제련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국립환경과학원/2016)결과에 따르면, 주민들의 혈액과 소변 중 카드뮴과 납 농도가 대조지역보다 높았다"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이는 우리나라 국민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었다"며 "이로써 주민들의 체내 중금속 농도는 제련소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알레르기성질환부터 신장기능과 간장기능 이상 소견자가 대조지역에 비해 높았다"며 "주민 건강피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배·보상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제는 제련소가 일으킨 오염과 피해에 대해 낱낱이 묻고 이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강제해야 한다"며 "환경정의는 제련소에게 이번 점검을 계기로 내려지게 될 행정 처분과 형벌사항을 제대로 이행하고 환경피해 복구와 주민건강피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환경오염 위법행위에 대해 현행보다 높은 수준으로 처벌을 강화하고,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강력한 책임이행이 강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오염을 일으키는 주체가 피해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우리는 '부정의' 하다고 말한다"며 "제련소가 위법행위를 반복하는 사이 그 피해는 온전히 제련소 주변의 주민과 자연생태계의 몫이 됐다. 이제는 우리사회가 이러한 부정의 사례를 덮어두고 지나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 1949년 영풍기업사로 산업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영풍은 1960년대 아연광석을 수출했고 1970년에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아연제련소를 준공함으로써 비철금속 제련업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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