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21 14:19

코로나19를 '쿵 플루(Kung Flu)'로 부르며 반중정서 자극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국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재선을 위한 대규모 선거 유세를 갖고 있다. (사진=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대선 유세를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텃밭인 털사 유세를 계기로 반전의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오클라호마 주 털사의 오클라호마은행센터(BOK)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재선을 위한 대규모 선거 유세 집회를 가졌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보건 당국이 연기를 요청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를 강행했다.

마스크를 작용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오늘)대선 유세를 시작한다"며 "밖에는 너무나도 나쁜 사람들이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사들"이라며,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선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나라에서 병력을 빼는 건 미국을 적절하게 대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거론했다. 그는 "내가 독일 주둔 미군을 5만명에서 2만5000명으로 줄이자고 했다"며 "독일은 내야 하는 돈을 내지 않고 있다. 2% 대신 1%를 내는데 2%는 매우 적은 숫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많은 나라가 미국을 벗겨 먹고 있다"면서 "미국은 계속 그 나라들이 미국을 벗겨 먹도록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나 주한미군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초래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을 "혼란에 빠진 좌익 폭도(unhinged left wing mob)"로 규정했다. 그는 "폭도들이 우리의 유산을 파괴하고, 새로운 폭압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코로나 19를 '쿵 플루(Kung Flu)'로 부르면서 유권자들의 '반중 정서'를 부추겼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어떤 질병들 보다도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며 "나는 쿵 플루로 부르겠다. 19개의 다른 버전의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쿵 플루'란 중국의 전통 무술인 '쿵푸'와 유행성 감기 또는 독감을 가르키는 인플루엔자의 약칭이 '플루'를 합성한 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유세에는 당초 예상 보다 적은 사람들이 참석하면서, 좌석의 상당 부분이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BOK 센터의 좌석은 약  1만9000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트윗에서 "거의 100만명이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토요일 밤 열리는 유세에 티켓을 신청했다"고 자랑한 바있다.

기대했던 수치(10만명 이상)보다는 실제 참석자수가 적어 트럼프 대통령은 실내 유세만 하고, 시 도심에서 할 예정이었던 야외 유세 계획은 취소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오클라호마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지지자들로 인해 유세장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선캠프 측은 털사 유세행사를 준비하면서 트럼프 캠프 직원 6명이 코로나 19 확진판정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격리조치됐다고 밝혔다. 팀 머토프 캠프 대변인은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은 털사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며, 참가자들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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