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6.29 17:37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팀, 1500여 위암환자 절제수술 방식 따라 재발율 분석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김범수 교수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외과절제술을 할 때 지금까지는 암덩어리 뿐 아니라 주변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해 냈다.

연구결과, 이러한 수술방식이 암 재발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수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팀은 진행성 위암으로 수술을 받은 1500여건의 최근 11년간 치료결과를 분석한 결과, 암과 위절제 지점까지의 거리가 암 재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암조직을 제거할 때는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암 주변에 퍼져있다는 가정 하에 주변 2~5㎝ 거리를 두고 위를 절제했다. 

국제표준 위암수술 가이드라인에서도 진행성 위암은 암으로부터 위쪽으로 5㎝ 정도 여유를 두고 위를 절제해야 한다고 제시할 정도다.

교수팀은 기존의 수술방식이 실제 암의 재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분석에 들어갔다.

2004년 6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진행성 위암수술 환자 1518명을 대상으로 암과 위절제 지점까지의 거리를 계산한 뒤 장기 추적조사를 했다. 환자 분류는 암과 위절제 지점까지의 거리를 ‘1㎝ 이하군’과 ‘1~3㎝군’, 그리고 ‘3~5㎝군’ 및 ‘5㎝ 초과군’ 등 4개 집단으로 나눴으며, 최대 11년 간 재발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각 집단의 국소재발률은 각각 5.9%, 6.5%, 8.4%, 6.2%로 나타났다. ‘1㎝ 이하군’에서 오히려 가장 낮게 재발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국소 재발이 아닌 전체 위암재발률 역시 각 집단별로 23.5%, 30.6%, 24%, 24.7%로 드러났다. 통계상 변수를 보정해도 1㎝이하 절제군의 재발률이 높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김범수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는 앞으로 위암수술 환자에 대한 수술방식을 바꿔 소화기능 등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결과를 위암수술 표준가이드라인에 반영하려면 좀더 깊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월드 저널 오브 가스트로엔터롤로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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