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6.30 17:57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팀, 87세 중증 환자 시술 다음날 퇴원

장 교수팀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타비시술을 하고 있다.
장기육 교수팀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타비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카데터를 넣어 심장의 판막을 갈아끼우는 '타비(TAVI)시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장기육 교수팀은 기존의 타비 시술법을 개선해 87세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합병증을 줄이면서도 조기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환자는 25일 ‘최소침습 타비시술’을 받은 다음날인 26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의 판막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질환이다. 이렇게 판막이 망가지면 심장의 펌핑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환자는 호흡곤란과 흉통은 물론 심하면 2년 내에 사망할 수 있다.

타비 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사타구니 동맥으로 카데터를 집어넣어 병든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갈아끼우는 시술이다. 그동안 타비시술은 전신마취를 한 뒤 합병증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식도를 절개해 시행하는 경식도 심초음파 검사를 했다.

하지만 장 교수팀은 이번에 가슴 위에서 시행하는 경흉부 심초음파로 검사방법을 바꿨다. 이로써 전신마취 대신 수면마취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 양쪽 대퇴동맥과 한쪽 대퇴정맥 등 3곳을 뚫는 방식에서 오른쪽 대퇴동맥과 손목 혈관만을 이용해 카데터를 넣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손목동맥은 지혈이 쉽고, 혈관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허벅지 동맥에 비해 훨씬 낮다. 또 좌측 대퇴정맥을 통해 삽입하던 임시형 박동기 대신 심장내 위치시킨 가이드 와이어를 이용해 유도박동을 할 수 있다. 이렇게 허벅지 동맥을 한 곳만 이용하다 보니 시술에 대한 부담이 줄어 고령환자도 다음날 퇴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 교수는 “최소침습 타비시술은 환자에게 짧은 입원기간과 일상 복귀를 돕는 최선의 치료법”이라며 “우리의 고유한 타비시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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