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7.11 00:05
이스터 섬에 사는 아이들이 모아이 석상 앞 바다에서 놀고 있다. (사진제공=뉴욕타임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지도를 보면 궁금해지는 게 있다. 사방으로 퍼져나가 남태평양을 점령한 폴리네시아인들이 과연 남미까지 진출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최근 연구결과는 "이 추론이 맞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전학자들이 최근 이스터 섬으로도 알려진 라파 누이와 다른 네 개의 폴리네시아 섬에서 약 800년 전 콜롬비아에 살았던 사람들로부터 물려받은 소량의 DNA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해석하면 폴리네시아인들이 수천㎞를 항해해서 남아메리카까지 왔고 다시 남미인들을 태우고 바다로 건너 되돌아왔다는 말이 된다. 

지도를 보면 남태평양 한가운데 마르키즈 제도가 있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속하는 이 섬들은 남미 대륙에서 6000㎞이상 떨어져 있다. 

최근의 한 유전학 연구는 오늘날의 콜롬비아에서 온 남미인들이 12세기에 마르키즈 제도에 도착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들이 남긴 DNA는 라파 누이와 인근 폴리네시아 섬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유전학자 안드레스 모레노 에스트라다와 그의 부인 칼라 산도발은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유전자 구성을 연구했다. 

에스트라다 박사와 산도발 박사와 그들의 동료들은 라파 누이 섬과 다른 폴리네시아 섬에 사는 809명의 주민의 DNA와 멕시코에서 칠레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의 나라 사람들의 DNA를 비교했다.

연구원들은 라파 누이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칠레인들의 피를 물려 받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라파 누이는 1888년 칠레령이 된 섬이다. 그들은 칠레인으로부터 아메리카 원주민과 유럽의 DNA를 모두 물려받았다.

그러나 6명의 사람들은 유럽 조상이 전혀 없었다.

그들의 아메리카 원주민 조상은 다른 원천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콜롬비아 지역에서 살던 선주민에게서 유래한 DNA가 발견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같은 DNA 조각들을 폴리네시아 동부의 다른 네 개의 섬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DNA 조각의 길이를 측정함으로써 이 아메리카 원주민 조상들이 언제 왔는지를 추정했다. 공유된 DNA의 길이는 각 세대가 지날수록 작아진다.

연구원들은 폴리네시아인들에게서 발견된 콜롬비아 선조의 DNA의 길이가 대략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들이 약 800년전에 살았던 콜롬비아 선주민들로부터 물려 받았다고 추정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과연 어떻게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 맞먹는 수천㎞ 거리를 항해할 수 있었을까?

스위스 로잔대학의 애나 사포 말라스피나스 박사는 "폴리네시아인들이 태평양을 횡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미까지 충분히 갈수 있었다"라며 "마지막 단계는 그들에게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가정은 800년전에 폴리네시아인들이 남미까지 진출했다가 되돌아 왔을 가능성이다.(위) 다른 가정은 남미 인들이 직접 배를 타고 남태평양으로 진출했다는 설이다.(아래) (그림제공=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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