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6.04.01 14:47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트리클다운 이펙트(낙수효과)'는 경제·조세·기업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가장 활발하게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다. 대기업의 성장이 과연 중견기업·중소기업의 성장과 일반 국민의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 의견차가 분분하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주로 진보 성향의 정당은 낙수효과의 존재를 부정하고 보수 성향의 정당은 낙수효과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낙수효과란 존재할까? 필자는 낙수효과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무엇을 낙수효과로 정의할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기술의 발전과 사업 환경의 변화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일반 국민과 다른 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낙수효과는 비단 ‘소득’ 또는 ‘이윤’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거나 규격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바꾸는 결과를 낳는다면 그 역시 낙수효과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에서 대기업 혹은 상위 기업의 성장이 근로자(소비자)의 소득 증대와 하청업체의 이윤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명확하게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자동차산업이다. 실증분석 결과 자동차 산업의 경우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하청업체)의 이익률 차이가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수효과가 없다면 대기업의 이익만 증가할 뿐 중소기업의 이익률이 현저히 낮거나 없어야 할 것이다. 

경제는 복잡한 생태계다. 어느 한 쪽에서 성장이 이루어지면, 그 효과가 다른 분야와 기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투자 능력이 활발하고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개척능력을 가진 대기업이 우리 경제를 개선시킬 여지가 많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낙수효과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효과를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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