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7.23 10:04

강남세브란스, '수술중 신경계 감시' 4000례 국내 최다 달성

박윤길 재활의학과 교수가 집도의의 수술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경계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사진=강남세브란스 제공)
박윤길 재활의학과 교수가 집도의의 수술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경계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수술 도중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신경손상은 환자에겐 치명적이다. 뇌·척수와 같은 중추신경의 경우,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원상태로 회복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예컨대 척추수술 후 허리통증이 계속 남아 있거나 하반신 마비가 발생해 의료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시행하는‘수술중 신경계감시’를 4000례 달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수술 중 신경계 감시(IONM, intraoperative neurophysiological monitoring)란 수술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신경의 전기생리학적 기능을 모니터링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신경손상 가능성을 조기에 찾아내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문제는 수술 과정에서 신경모니터링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 수술 중에는 신경손상이 의심되더라도 전신마취 상태인 환자의 근력, 감각을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도의 외에 전문인력이 수술 과정에 참여해 유발전위와 근전도, 뇌파 등을 이용해 신경계 감시를 해야 한다. 경험 있는 각과 전문의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수술에 참여하는 박진영 재활의학과 교수는 “검사를 디자인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재활의학과와 신경과 전문의의 풍부한 경험, 그리고 전기신호를 안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마취종류와 심도를 조절하는 마취통증의학과, 또 수술을 총괄하는 집도의의 섬세한 협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은 의료분쟁으로 이어지는 수술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에서도 적극 권장된다. 박진영 교수는 “이를 통해 신경손상의 증거가 포착되면 수술방법을 변경하거나 약물을 조절하는 등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06년 수술 중 신경계 감시를 최초로 시행했다. 2011년부터 이를 활성화해 2018년부터는 연 700건 이상의 수술 중 신경계 감시를 시행하고 있다.

신경계 감시팀을 총괄하는 박윤길 재활의학과 교수는 “정기적인 다학제 회의와 학술회의를 통해 꾸준히 협력한 결과, 환자의 예후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합병증 예방은 국가적으로도 의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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