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7.29 11:30
한국자생식물원에 있는 '영원한 속죄'상. (사진=YTN News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모습을 한 남성이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 숙여 사죄하는 조형물이 한일 양국 간에 외교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일본 주요 언론들은 29일 일제히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나카야마 야스히데(中山泰秀) 자민당 외교부회장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이상한 행위다. 민간 영역의 일이라고 하지만 간과할 수 없다"면서 한국 정부에 관리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 조형물로 한일 관계가 한층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전날 논평을 전하면서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 원장의 해명을 소개했다. 아사히는 "김 원장이 ’한국에 소녀상이 많지만 책임있는 (일본) 사람이 사죄하는 모습의 상을 만들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조형물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면서 "논란이 일자 예정했던 제막식 취소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선 '작게 만들어 전 국민이 갖게 해야 한다'는 주장과 '외교적 마찰을 초래해 한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하던 일본인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쿄신문은 일본 국민을 대표하는 지도자를 ’모욕적’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일본 외무성 간부가 출입 기자단에 "기분 좋은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뿐만 아니라 일본이 모욕당한 것과 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인터넷상에서 '유치하다', '대립을 부추길 뿐'이라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올 8월로 예정됐던 제막식이 취소됐지만, 조형물 자체는 자생식물원에서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전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관방장은 기자회견에서 아베 사죄상에 대해 "(한 나라 행정 수반에 대해) 국제 예의상 허용되지 않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베 사죄상이 한국에서 설치된 것이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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