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8.13 16:44
조선시대 집수정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시대 집수정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백제 산성에서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에 사용했던 우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과 함께 정부혁신 과제의 하나로 추진 중인 백제 시대 거점산성 '부여 가림성'(사적 제4호)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 시대와 조선 시대에 사용됐던 집수정(성내에 식수 등의 물을 모으기 위한 우물) 2기를 최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부여 가림성은 501년(백제 동성왕 23년)에 축조된 것으로, 백제 시대 성곽 중 유일하게 연대와 당시의 지명을 알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석성산성·증산성·청마산성 등과 함께 사비도성을 보호하는 거점산성의 역할도 수행했다.

이번 조사는 북성벽 내측부에 대한 수구와 집수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는데, 최근 조선 시대에 사용한 방형(사각형) 집수정과 통일신라 시대에 사용한 원형 집수정이 확인됐다.

조선 시대 집수정 내부에서는 조선 시대 분청사기 조각과 기와 조각, 말머리 토우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조선 시대 중기에 축조됐다가 가림성이 폐성된 17~18세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앞서 발견된 수구지(성내의 물을 흘려 보내기 위한 시설물)와 함께 조선 시대 성내 배수체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일신라 시대 집수정 세부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통일신라 시대 집수정 세부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통일신라 시대 집수정은 길이 15m로 길이 4.9m의 조선 시대 집수정보다 훨씬 큰 규모다. 또 다른 산성인 백제 석성산성에서 확인된 집수정과도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으며, 당국은 우물 내부와 주변 토층 조사를 통해 집수정의 최초 축성 시기 및 축조 방식 등을 명확히 밝힐 계획이다.

 한편 부여 가림성은 지난 1996년 동문지와 남문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2011년, 2015~2018년까지 총 6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지난 조사에서는 동문지와 남문지의 축조 형태, 백제 시대 성벽 축성법, 백제~조선 시대 개축한 성벽 흔적, 조선 시대 수구지 등이 확인된 바 있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앞으로도 가림성을 비롯한 부여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단계적인 조사를 통하여 백제 왕도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나아가 백제왕도 핵심유적의 보존·관리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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