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8.22 00:15
이집트 모기가 피를 빨고 있다. 이집트 모기를 줄이기 위한 유전자 변형 수컷 모기 방사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사진제공=BBC)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가 내년부터 유전자가 변형된 모기 7억 5000만 마리를 방사한다. 

플로리다 키즈모기통제구역(FKMCD) 관계자들은 2년간 7억5000만 마리의 유전자 변형 모기를 방사할 수 있도록 최종 승인했다. 뎅기열병이나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질병을 옮기는 모기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수년간의 논쟁 끝에 시범사업이 승인됐다.

2021년 플로리다 키스 제도에 유전자 변형 모기를 방사하려는 계획은 미국 연방 규제당국에 의해 승인된 지 몇 달 후에 나온 것이다. 지난 5월 미국 환경청은 영국에 본사를 둔 미국 회사 옥시텍에 OX5034로 알려진 유전공학 수컷 이집트 모기 생산을 허가했다.

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환경 운동가들은 생태계 훼손 가능성을 경고하고, 살충제에 내성이 있는 잡종 모기의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 환경단체는 이 계획이 '쥐라기 공원 실험'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시범사업과 관련된 옥시텍측은 인간이나 환경에 부정적인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집트 모기는 뎅기, 지카, 황열병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인간에게 퍼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직 암컷 모기만이 인간의 피를 빠는데, 알을 낳기 위해 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계획은 유전자가 변형된 수컷 모기를 풀어주고 수컷 모기와 야생 암컷 모기를 번식시키는 것이다. 

수컷은 새로 태어난 암컷 모기가 성체가 돼서 피를 빨기 이전에 죽이는 단백질을 지니고 있다. 과즙만 먹고 사는 수컷은 살아남아 유전자를 물려줄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지역의 이집트 얼룩 모기의 개체수가 감소돼 인간에게 질병이 퍼지는 것이 줄어들게 된다.

옥시텍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브라질에서 현장 실험을 진행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옥시텍의 한 과학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몇 년간 10억 마리 이상의 모기를 방류했다. 환경이나 인간에게 위험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브라질 과학자가 지카 바이러스를 줄이기 위해 유전자 조작 모기를 방사하고 있다. (사진제공=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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