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9.03 10:12

영국·미국도 러시아에 진상 규명 촉구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ABC News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독일 정부는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됐다고 밝혔다. 독일은 물론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일제히 이 문제에 대해 러시아가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사실이 입증됐다”며 “이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며 러시아 정부를 비판했다.

비촉은 옛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다. 지난 2018년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에 대한 독살 시도에서 사용된 적이 있다.

미국도 러시아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울리엇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러시아는 과거에도 노비촉을 사용한 바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에게 일어난 일을 해명해야 한다"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러시아는 독일의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이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독일이 러시아 측에게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 배후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이 사전에 준비된 발표를 활용해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독일과 언제든지 완전한 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달 20일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내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이틀 후 나발니는 독일 시민단체의 지원하에 항공편으로 베를린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 의식은 없지만 상태는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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