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9.14 14:22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M&A 금액…손정의 회장, 4년 만에 80억달러 차익 실현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마사요시 회장 SNS 캡처)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마사요시 회장 SNS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산하 영국 반도체 기업 암(ARM)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에 400억달러(47조4800억원)에 매각한다. 이는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인수합병 액수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에 ARM을 400억달러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다.

엔비디아는 계약금으로 20억달러를 주고, 잔금은 120억달러는 현금으로, 215억달러는 주식으로 각각 지불하게 된다. 일부 대금을 주식으로 받게 됨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주식 6.7~8.1%를 보유할 전망이다.

여기에 ARM 실적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추가로 50억달러를 현금이나 주식 형태로 받는다.  ARM 직원들에겐 엔비디아 주식 15억달러 어치가 지급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ARM의 비즈니스 모델을 사랑한다”며 “광범위한 고객 리스트를 확장하고 싶다”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이번 거래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4년 만에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 차익을 실현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16년 비전펀드를 통해 320억달러(약 38조원)를 주고 ARM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번 매각은 위워크, 우버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본 소프트뱅크가 필요한 현금을 조달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양사 인수합병은 영국, 중국, 미국, 유럽연합 등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완료까지 18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ARM은 지난 1990년 영국에서 설립된 회사다. 주로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본 설계도를 만들어 삼성전자, 애플 등에 사용료를 받고 팔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의 9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비디오게임 분야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 세계적 강자다.  최근들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등의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인수로 엔비디아는 대형 반도체 설계·제조업체로 영향력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엔비디아는 인텔, AMD 등과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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