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9.14 15:53

이성수 KBSI 박사 연구팀

 생물발광현상을 이용한 암세포의 광역학적 치료법 모식도 (그림제공=KBSI)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성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광주센터 박사 연구팀은 김영필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 이경진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스스로 빛을 내는 단백질로 암세포를 사멸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암이 발생하면 외과 수술, 방사선 치료를 포함해 화학항암제, 면역항암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암을 제거하고 치료한다.

환자의 치료 불편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항암제들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화학물질을 이용한 항암제가 많이 쓰이고 있다.

화학항암제는 심한 구토, 어지럼증, 탈모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화학물질 대신 순수 단백질을 이용해 화학항암제가 유발시키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약물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암치료용 단백질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두 개의 단백질을 결합시킨 것이다.

암세포의 세포막에만 결합해 빛을 내는 단백질과 빛 자극을 받아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을 결합시킨 구조를 갖고 있다.

암세포를 찾아 단백질이 달라 붙은 다음 빛을 내고 이 빛이 방아쇠 역할을 하면서 암세포의 활성산소 농도를 높여 암세포가 스스로 자멸하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을 이용해 세포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치료 단백질의 암세포 세포막 결합과정, 단백질 발광 현상, 이에 따른 암세포 내 활성산소 생성 유도과정, 활성산소로 인한 암세포 사멸까지 모든 과정을 실시간 분석했다.

기존 분석기술로는 치료제 작용과정 전체를 관찰할 수 없었지만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 기술로는 암세포 변화 과정은 물론 동물모델을 이용한 약물의 효과 검증도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암 치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노인성 질환 치료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영필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생체물질이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현상은 빛의 양이 적어 응용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라며 “두 가지 다른 성격의 단백질을 결합해 보다 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지난 12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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