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9.29 11:32

고대 안암병원 조상경 교수팀, 콩팥질환 실험동물에 미생물 투입 후 증상 변화 확인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인체 내에 살고 있는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이 급성콩팥병(급성신부전병)에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유산균과 같은 미생물 공급으로 콩팥병의 증상을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고대의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조상경, 양지현 교수팀은 최근 급성콩팥병을 유발한 동물을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투입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장내 환경을 조작한 결과, 콩팥질환과 미생물과의 뚜렷한 상관성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급성콩팥병을 유도한 무균 쥐에서 장벽 기능이 소실되고,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이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뿐 아니라 Thelper17 세포와 CX3CR1int Ly6c+ 전염증성 대식세포의 확산 등 염증반응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변화한 실험쥐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다른 개체에 이식했다. 그랬더니 이식 받은 실험쥐의 신장기능이 미생물을 제공한 실험쥐처럼 악화하는 현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다시 미생물 이식 쥐의 장내 환경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콩팥기능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악화일로이던 콩팥병 증상이 둔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는 장내 미생물과 신장기능이 상호 밀접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지놈(Genome)의 합성어다. 용어에서 보듯 인체 내에 존재하며, 공생하는 미생물 또는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뜻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과거엔 유익균과 유해균으로 분리해 단순히 인간이라는 숙주에 기생하는 미생물 정도로 이해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체 내 미생물이 인간의 모든 질병과 건강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연구가 쏟아지고 있다.

연구팀도 이미 유산균을 투여해 만성콩팥병 환자의 중증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선행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양지현 교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제2의 장기라 불릴 만큼 면역과 각종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며 “장내 환경을 개선해 콩팥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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