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6.04.08 16:59

유럽중앙은행(ECB)이 3월 통화정책결정회의때 마이너스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을 드러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부양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ECB가 공개한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강한 물가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쇼크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바뀌면 정책금리를 포함한 추가적인 퉁화정책 행동의 필요성이 생길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회의록에는 어떠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선 차이를 보였고 특히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위원들은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으로 은행의 수익 하락을 우려했다. 예치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은행들은 ECB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보관료'를 물게 된다. 마이너스 금리 폭이 커질수록 은행들의 부담이 커진다. 압박이 계속되면 은행들이 일반 예금주들에게 부담을 떠안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위원 일부는 마이너스 금리가 경기 부양에 효과적이며 은행의 수익을 해치지 않는다고 봤다.  피터 프라엣 ECB 수석 경제학자는 "취약하지 않은 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로 개인과 법인 고객에 대한 대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ECB는 지난달 10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를 -0.3%에서 -0.4%로 인하했다. 기준금리는 0.05%에서 0%로 내리고 ECB 한계대출 금리도 0.30%에서 0.25%로 인하했다. 채권 매입 규모를 4월부터 월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당시  추가 부양책 발표 후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요인이 나타나면 금리에 대한 (ECB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중앙은행이 현저히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지 않으며 필요하다면 어떤 수단이든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ECB 연례 보고서는 "극도로 낮은 인플레이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CB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기존보다 과감한 조치들이 전망되고 있다. ECB는 부양책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3월 -0.1%를 기록하며 목표치인 2%대를 미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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