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10.13 15:00
불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불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으로 경기, 인천 내 아파트를 매매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직방이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4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매매거래 비중은 인천 79.4%, 경기 65.8%로 나타났다. 인천·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이 서울 전세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며 서울에서 인천·경기로의 인구 이탈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은 4억원으로, 경기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3억2000만원), 인천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2억6500만원)보다 높았다. 

2011년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2억2000만원), 경기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2억1000만원), 인천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1억8500만원) 대비 중간 거래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서울과 경기 차이는 1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서울과 인천은 3500만원에서 1억35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서울 전세거래 중간가격이 더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매매거래는 올해 인천 79.4%, 경기 65.8%로 조사됐다. 두 지역 모두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보다 낮은 아파트 매매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두 지역 모두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2015년 이전보다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는 세대 추이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매매거래비중의 추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인상으로 서울과 경기의 가격격차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입주물량도 서울에서 경기도로의 세대 이동에 영향을 미쳤다. 

2011~2013년 서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의 경기도 매매거래 비중이 증가 추세였으나,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는 세대수는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아파트 공급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2019년까지는 서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경기 매매거래 비중의 증감추세와 서울에서 경기도로의 이동인구 추이가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다만 2018년은 경기도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역대 최다인 13만7519호가 입주하면서 서울에서의 세대이동도 증가했다.

2020년 경기도는 2006년 이후 최대 매매거래가(신고일기준 1~8월 19만9045건, 월평균 2만4880건) 이뤄지면서 전세거래가격 이하 매매비중이 감소했음에도 인구이동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인천은 서울과의 가격 격차보다는 경제자유구역 등 신주거지 개발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영향으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2011~2013년 월평균 2500건 이상의 서울에서 이동이 발생했다.

2014년부터는 경제자유구역의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이동세대가 이전보다는 줄어들었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연간 1만5000호 이상으로 증가한 2017년과 2018년에는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동한 세대가 월 평균 2500건 이하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며 경기도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최근 5년(2016년~2020년 9월)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매매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인천·경기 지역은 남양주시(3만6177건)로 조사됐다. 그 외 화성시(3만6131건), 부천시(3만2004건), 부평구(3만862건)가 3만건 이상의 거래가 발생했다.

상위 10개 지역은 매매거래의 60% 이상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가격으로 거래가 성사됐다. 상위 지역 중 서울 강남 등 주요 업무시설이 집중돼 있는 도심과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중 시흥시와 의정부시 평택시는 90% 이상이 서울 전세거래 중간가격보다 낮은 매매거래가격대를 형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서울 강남권과 인접한 성남, 과천, 안양 등은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보다 낮은 거래 비중이 절반 이하를 기록하면서 강남권 인접성과 접근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의 높은 전세가격이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로의 이동을 촉진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며 "주거비 부담과 전세로 인한 주거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에서 수도권 지역과 서울 외곽 지역으로 연쇄적인 인구 이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내놓은 공급대책은 서울 주거수요의 분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주거수요의 분산이 서울 인접지역의 공급목표를 달성하는 것 외에 주거불안정성 해소와 높은 서울 주거비를 해소할 수 있는 주거비 부담 경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불안 심리가 단기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정부의 공급대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 격차에 따른 인구 이동현상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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