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0.20 11:29

도용주 GIST 교수 연구팀

위상학적인 Aharonov-Bohm 효과를 따르는 양자 간섭 무늬를 보여주는 자기 진동 측정 결과. 적색과 청색은 각각 자기 저항의 증감을 가리킨다. (사진제공=G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도용주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팀이 그동안 이론적으로 예측된 위상학적인 양자 간섭 무늬를 최초로 관측하였으며, 이러한 위상 양자 간섭 현상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실험적 기법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위상 부도체는 물질 내부는 부도체인데 물질 표면은 전기가 흐르는 특이한 물질로서, 표면 전도층의 전자들이 위상학적으로 보호받는 양자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차세대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양자 물질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금속이나 반도체를 극저온으로 냉각시킬 경우에 전자들은 양자 역학을 따르는 파동 함수의 특성을 갖게 되는데, 이러한 물질파들은 상호 간섭 현상에 의해 고유한 저항 신호들을 발생시킨다.

그동안 이론적으로 예측된 위상학적인 양자 간섭 무늬를 실험으로 구현하거나 위상 부도체에서 발생하는 위상학적인 양자 간섭 현상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비스무스(Bi)와 셀레늄(Se)으로 이루어진 3차원 위상절연체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비스무스셀레나이드(Bi2Se3)위상 부도체 나노 막대를 써서 양자 소자를 제작한 후, 절대 온도 3도 미만의 극저온 환경에서 위상양자 소자의 자기 저항을 게이트 전압에 따라 측정함으로써, 위상이 역전된 두 종류의 AB 진동이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는 위상학적인 AB 진동을 연속적으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AB 진동 보다 정확히 두 배 빠르게 진동하는 또 다른 양자 간섭 효과인 AAS 진동을 같이 관측하였으며, AB 진동과 AAS 진동들의 상대적인 크기를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도용주 교수는 “그동안 이론적으로 예측된 위상학적인 양자 간섭 무늬를 최초로 구현한 실험 결과이며, 위상 부도체에서 발생하는 위상학적인 양자 간섭 현상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실험적 기법을 확립하였다는데 학술적 의미가 있다”면서 “위상 부도체 나노 막대를 초전도체, 자성체, 또는 나노 진동자 등과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위상학적인 양자 정보 소자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리더과제, GIST-칼텍 과제, 카이스트 SRC 과제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소재·소자 분야의 전문 학술지 ACS 나노에 지난 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홍석(왼쪽부터) 박사, 도용주 교수, 황태하 박사과정생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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