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0.21 17:13
국보 제333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국보 제333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고려의 시조인 태조 왕건의 스승 '희랑대사'를 본떠 만든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기존 보물 제999호로 지정되어 있던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을 국보 제333호로 지정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좌상은 신라 말~고려 초에 활동한 승려이자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는데 큰 도움을 준 희랑대사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며, 고려 10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라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조각이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고승의 모습을 조각한 조사상을 많이 제작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례가 거의 전해지지 않는데, '희랑대사좌상'은 실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재현한 유일한 조각품으로 전래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에 문헌기록과 현존작이 모두 남아있는 조사상은 '희랑대사좌상'이 유일하며, 제작 당시의 현상이 잘 남아 있고 실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면의 인품까지 표현한 점에서 예술 가치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삼국 통일에 이바지했고 불교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희랑대사라는 인물의 역사성과 시대성이 뚜렷한 제작기법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조각상은 고려 초 10세기 우리나라 초상조각의 실체를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작품"이라고 강조하며 "희랑대사의 높은 정신세계를 조각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탁월하다"고 국보 승격 이유를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희랑대사좌상'의 국보 승격과 함께 문화재 5건이 보물로 지정됐다고도 밝혔다.

문화재청은 ▲조선 중종 시기(1525년, 중종 20년) 왕명을 받아 전염병 치료에 필요한 처방문을 모아 한문·한글로 간행된 의학서적 '간이벽온방'은 보물 제2079호 ▲조선 선조 시기(1604년, 선조 37년) 공신들의 연회 장면을 그린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보물 제2080호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등 가야 시대 목걸이 3건은 각각 보물 제2081~2083호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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