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0.26 11:54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 발표…모든 기사 산재보험 가입 지원

한진택배. (사진=한진택배 홈페이지 캡처)
한진택배. (사진=한진택배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한진이 심야배송 중단, 택배 분류 지원인력 1000명 추가 투입 등의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을 26일 발표했다. 최근 한진 소속 택배기사 한 명이 과로사를 호소한 뒤 사망한 사고의 후속 대책이다.

한진은 오는 11월 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중단하고 이로 인한 미배송 물량을 다음날 배송하기로 했으며, 분류지원인력 1000명 투입, 터미널 자동화 투자 확대, 택비기사 건강보호 조치 마련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과로 방지 대책에는 택배 기사들이 가장 많은 피로를 호소하는 분류작업 관련 방안이 주안점이 됐다.

택배기사들은 새벽까지 배송 업무를 본 뒤 오전에는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가는 택배 가운데 본인 담당의 택배만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해야 한다.

한진은 내년까지 약 500억원을 들여 일부 터미널에 자동 분류기를 설치할 방침이며, 이를 통해 택배기사들이 오전 내내 진행해야 하는 분류 작업을 1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오는 11월부터 분류작업 지원인력 1000명도 추가 투입되며, 관련 비용은 모두 사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2023년까지 택배 부문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영 및 집배송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모든 택배기사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 현황 조사도 진행된다. 한진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며, 심혈관계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매년 회사 부담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의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은 최근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 사고가 계기가 되어 마련됐다.

지난 19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근무하던 김모 씨(36)가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히며 김 씨가 사망 나흘 전에 남긴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를 보면 김 씨는 지난 8일 새벽 4시경 "주무시는데 죄송하다"며 "저 집에 가면 5시다.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 못 자고 나와서 터미널에서 또 물건 정리(택배 분류)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택배기사의 업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정부는 택배기사 사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위법사항이 있으면 법적 조치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진 20일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택배기사분들의 과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택배기사 사망 사고가 발생한 또 다른 국내 대형 택배업체인 CJ대한통운은 앞서 지난 22일 택배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다음 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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