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1.01 13:30

한화디펜스 "국내 유일 민·군 협력 과제로 개발, 중형 기동헬기 탑재 가능" vs 현대로템 "6륜 전기구동체계, 에어리스 타이어로 험로 주행 유리"

한화 디펜스, 현대로템 로고. (로고=한화디펜스, 현대로템 제공)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병력자원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를 맞아 'K-방산'기업들도 최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무기체계'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군사 선진국과 세계 방산기업들은 미래전에 대비한 기술 축적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 (AI)와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지휘통제체계, 5G 기반의 초연결 전투체계, 초소형 곤충형 정찰로봇, 드론봇(드론+로봇) 등 첨단기술로 무장한 전장으로의 변화는 현재도 가열찬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스마트 국방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방산업체들도 인공지능(AI), 유·무인 로봇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무인 무기체계' 개발 경쟁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한화디펜스 다목적 무인차량. (사진제공=한화디펜스)
한화디펜스 다목적 무인차량. (사진=한화디펜스 제공)

한화디펜스, 국내 유일 '다목적 무인차량' 민·군협력과제로 개발

지난 10월 19일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신속시범 획득 2차 사업 입찰공고를 냈다. '신속시범 획득 사업'은 기술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보다 빠르게 군에 도입하기 위한 제도로 올해 처음 추진되고 있다. 

이번 2차 사업에서는 최신 상용 스마트 폰을 활용한 전술통신체계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무인차량 그리고 우리 군 최초의 국산 공격용 드론 등 약 260억원 규모의 12개 사업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방산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이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각종 물자의 운반과 수색 그리고 정찰 및 타격을 하나의 무인지상차량에서 수행한다. 

오는 11월 6일 입찰경쟁이 시작되는 AI 무인차량인 다목적무인차량(Multifunctional Unmanned Ground Vehicle) 사업의 예산금액 추정가격 규모는 38억3600만 원이다.

이러한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을 두고 국내 지상방산장비의 양대 강자인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이 정면 대결을 펼친다. 

비록 이번 다목적 무인차량 도입 예산규모는 38억원에 불과하지만 육군은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군은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감소로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무인체계 도입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누가 다목적 무인차량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향후 양사의 미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게 방산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다목적 무인차량'을 민·군 협력 과제로 개발 완료했다.

4륜구동 방식의 이 무인차량은 경차보다 작은 크기로 설계돼 중형 기동헬기에 탑재가 가능하다. 험지 및 야지 주행뿐 아니라 제자리 회전이 가능한 복합 조향 형태의 무인차량이다.

한화디펜스는 방위사업청이 추진하고 있는 신속시범획득 2차 사업에 알맞는 6륜구동의 다목적 무인차량도 개발 중이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은 200kg 이상의 무게를 적재할 수 있어 군장이나 탄약, 기타 보급품을 손쉽게 운반해 전투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부상자를 태우고 자율주행으로 후방의 응급치료소까지 후송하는 역할도 맡는다. 특히 6륜구동 다목적 무인차량에는 한화디펜스가 자체 개발한 원격사격통제체계가 고정 탑재돼 전투 지원 임무에 강점을 갖고 있다. 전장에서 적의 총성을 자동 탐지해 적 화기 방향으로 총구를 돌려 공격할 수 있다.

또한 KT와 국방로봇 분야에 특화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협력을 통해 드론 활용 등 작전 반경도 확대된다. 

군용망으로 작전할 때 드론을 활용한 원격통신 중계를 하게 되면 작전반경이 2~3배 확장될 수도 있으며, 보조링크로 5G 통신장비를 적용할 경우 5G 네트워크를 통해 장거리에서 원격·자율주행 및 운용이 가능해진다.

김태형 한화디펜스 미래기술센터장 상무는 "한화디펜스는 방위사업청및 국방과학연구소와 가장 많은 국방로봇을 개발 중인 가운데 육군 상용통신망 제공 계획을 가진 KT와의 사업협력은 무인지상장비 개발과 관련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다목적 무인차량과 무인수색차량 등 한화디펜스의 다양한 국방로봇 플랫폼의 원격주행 및 자율주행 운용 성능을 검증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는 국내에서 한화디펜스가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RCWS(Remote Control Weapon System)는 함정과 장갑차, 자주포, 전술차량, 전차 등 다양한 장비에 탑재되는 미래형 무기체계이다. 해군 차기 고속정과 항만경비정에는 이미 12.7mm 구경의 K-6 기관총이 달린 한화디펜스 RCWS가 탑재돼 북한 해상 도발 등에 대비한 주요 전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방사청은 정부 22억 원, 민간 17억원 등 총 39억 원을 투입해 '보병용 다목적 무인차량'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국방로봇 민군 시범운용사업을 한화테크윈(현 한화디펜스)과 수행한 바 있다. 

지난해 육군이 주관한 운용시범과 전투실험에서 원격주행과 자율이동 및 장애물 회피, 드론 통신 중계, 총성감지 원격사격 등 다양한 인공지능 및 무인 운용 기술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HR-셰르파(Sherpa) 차륜형장갑차가 지난달 24일 경기도 이천시 특수전사령부에서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대비 사전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 HR-셰르파(Sherpa)로 반격…2번 시연으로 기선 제압 

한화의 다목적 무인차량에 맞서 현대로템이 만든 HR-셰르파(Sherpa)는 민군 겸용 다목적 무인차량이다.  

지난 25일 경기 이천시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현대로템이 자체 개발한 민군 겸용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Sherpa) 2대가 선두에서 주행하며 행사장 경호경비 임무를 수행했다.  

HR-셰르파는 지난해 11월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경호안전통제단과 함께 원격 및 자율주행 기반 경호경비 임무 수행 능력을 안정적으로 시연해 인정받은 데 이어 2번째 시연으로 입찰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HR-셰르파는 경차보다 작은 크기에 6륜 전기구동체계를 갖췄다. 아울러 360도 제자리 회전 기능을 갖추는 등 기동성이 뛰어나며 험로 주행에 유리한 에어리스 타이어(Airless Tire)를 채택해 바퀴에 펑크 날 우려가 없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또 현대위아에서 제작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탑재해 주·야간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 주간 2.5㎞, 야간 1.8㎞까지 동작을 인지하는 등 원거리 탐지 정찰이 가능하다.  최대 50개의 이동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이 가능하며 전차에 장착할 경우 자동자세 안정화 장치를 통해 그에 맞춰 목표물 조준이 가능하다. 

또한 물자 및 환자 후송, 화력지원, 위험물 탐지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더불어 원격주행을 비롯해 차량 앞 인원을 자동으로 따라가는 종속주행, 지정된 경로를 스스로 탐색 및 순찰하는 자율주행 등 뛰어난 무인주행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위아는 호주 EOS사와 협력해 기술도입 생산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HR-셰르파 등 무인체계 연구·개발(R&D)을 지속해 글로벌 시장 개발 및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 역시 지난해 11월 KT와 함께 '5G 기반의 자율주행 차량, 관제플랫폼 개발 및 사업을 위한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같은 해 12월에는 HR-Sherpa에 고정밀 레이저 스캐너를 부착해 건설현장 측량용으로 시범운영하며 민간 건설 부문에서의 효용성을 확인했다.

또 올해 5월과 6월에는 육군교육사령부와 함께 HR-Sherpa의 선도정찰 및 물자이송 전투시험을 통해 군에서의 활용성을 검증하기도 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다양한 연구개발 및 시험평가를 통해 HR-Sherpa의 품질과 신뢰성을 강화한 결과 국군의 날 행사에서도 경호경비 임무를 성공적으로 시연할 수 있었다"며 "수소전기열차, 수소충전인프라 등 신사업과 함께 무인체계 부문 경쟁력을 꾸준히 발전시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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