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1.03 11:16

서울성모병원 강모열 교수, 만성콩팥질환 관련 산업재해보상 의학적 근거 마련

강모열 교수
강모열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근로시간이 길수록 콩팥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가 만성콩팥질환과 관련한 산업재해 보상판결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의학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와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이동욱 연구강사팀은 임금노동자 주 평균 근로시간과 신사구체여과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3일 밝혔다.

강 교수팀은 2007~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만851명을 대상으로 삼아 연구를 진행했다. 주 52시간 이상 근로를 하는 임금노동자가 주 평균 1시간 씩 추가로 근무시간이 늘어날 때마다 신사구체여과율(eGFR)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노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신사구체여과율이 떨어지는 것이 확연했다.(표 참조) 특히 이 같은 경향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없는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더욱 뚜렷했다.

콩팥의 사구체는 일종의 정화장치다. 혈액이 콩팥의 사구체를 거치면서 물과 전해질, 각종 노폐물로 분리된다. 따라서 사구체여과율은 콩팥의 기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번 연구는 근로시간과 만성콩팥질환 발생의 관련성을 의학적으로 입증해 산업재해 보상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모열 교수는 "최근 업무상 과로로 만성신장질환 발생이나 악화를 주장하는 산업재해 보상신청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노동자들의 질병 예방 및 보상을 위한 근거 마련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직업환경 의학분야 국제학술지인 ‘Occupational & Environmental Medicine’ 10월호에 게재됐다.

주 평균 근로시간과 사구체여과율의 비선형적 연관성을 보여주는 그래프.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 평균 근로시간과 사구체여과율의 비선형적 연관성을 보여주는 그래프.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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