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1.03 16:42

"검사들,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해 달라…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 아니라 인권옹호 기관으로 거듭나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법무부 공식 유튜브 '법TV'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법무부 공식 유튜브 '법TV'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 알림을 통해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적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며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검찰 내부 통신망에 검사들의 비판 댓글이 잇따르고, 항명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도 늘고 있는 가운데 추 장관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 장관은 "대다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옹호 기관으로 거듭나 모든 검사가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검사들을 향해서는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까지 약 4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는 지난달 28일 검찰개혁을 두고 "근본부터 실패했다"며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감찰권 발동을 비판했다. 이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추 장관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라고 저격했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페이스북에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의 글을 공유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적었다.

이후 검찰 내부망에는 '내가 이환우다', '나도 커밍아웃한다' 등의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비판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망에 "이 검사와 동일하게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고 올린 글에는 이날 오후 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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