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1.04 10:30
최정수(왼쪽부터) 교수, 김병욱 선수, 이주현 선수, 우한승 박사(KAIST 기계공학과 연구원, 훈련 감독), 공경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최정수(왼쪽부터) 교수, 김병욱 선수, 이주현 선수, 우한승 박사, 공경철 교수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KA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공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이 13일 오후 3시 대전 본원에서 열리는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사이배슬론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다. 

공 교수팀은 6개 장애물을 포함해 국제 규격에 맞춰 제작된 경기장을 KAIST 대전 본원에 설치하고 착용형 로봇 종목에 출전한다.

주최 측은 각 경기 현장마다 심판을 파견해 분산 개최되는 대회의 공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장 기록 및 결과 공유를 위해 실시간 영상 전송 플랫폼을 도입하는 등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대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안들을 마련했다.

6개의 종목으로 구성된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는 25개국 소속의 60여 개 팀이 참여하며, 공 교수팀이 출전하는 착용형 로봇 종목에는 미국·스위스 등 8개 국을 대표해 출전한 12명의 선수가 진검승부를 펼친다.

착용형 로봇 종목은 하반신이 완전 마비된 장애인 선수가 두 다리를 감싸는 외골격형 로봇을 입은 상태로 평지 및 험지 걷기·앉았다 일어서기·계단 오르내리기·계단 및 측면 경사로 보행 등 6개의 장애물을 통과해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는 경기다.

임무 완수의 정확도에 따라 점수가 주어지는데 10분 안에 얻은 점수를 합산해 선수의 최종 성적으로 기록한다. 총점이 같을 경우 짧은 시간 안에 경기를 완료한 선수가 우위에 오른다. 대회 당일에는 출전 선수 별로 총 3번의 도전 기회가 주어지며 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준으로 상대 선수들과 경쟁하게 된다.

공 교수팀은 지난 2월 김병욱(47, 남)·이주현 (20, 여) 씨를 대표 선수로 선발해 최정수 교수(영남대학교 로봇기계학과)와 우한승 박사(KAIST 기계공학과 연구원)의 감독 아래 9개월 간 훈련을 진행해왔다.

두 선수 모두 6개의 장애물을 어려움 없이 통과해 임무를 완수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계단 위에서 중심을 잃는 등의 극한 상황을 가정해 이를 극복하는 훈련을 진행 중이다.

주최 측은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후 11시에 최종 순위 발표 및 메달 수여식을 진행하고 출전 팀 경기 영상을 사이배슬론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착용형 외골격로봇 종목은 약간의 기술적 오류만으로도 하반신이 마비된 선수가 넘어져 크게 다치는 위험 요소가 존재해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다.

공 교수팀은 지난 1회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착용형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 연구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엔젤로보틱스, 세브란스 재활병원, 영남대학교, 재활공학연구소 등 각계 최고의 연구팀과 협력해 워크온슈트4를 개발했다.

공경철교수는 "각국 연구팀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대회의 본질인 만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대회가 개최되어 지난 4년간 발전시킨 기술을 공개하고 서로 배울 기회가 주어져 다행ˮ이라고 전했다.

지난 1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대회에 출전하는 김병욱 씨는 "국산 착용형 로봇 기술이 전 세계와 비교해 얼마나 우수한지 증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ˮ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하는 이주현 씨는 "이제는 남은 것은 자신과의 경쟁ˮ이라며 "장애를 로봇 기술로 이겨내는 장면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전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ˮ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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