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1.23 11:21

한양대병원 윤호주 교수팀, 미세연기가 기관지 자극, 알레르기 반응 일으켜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윤호주 교수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윤호주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가족 중에 천식환자가 있다면 집안에서 생선이나 고기를 굽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개연성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윤호주 교수팀(손장원, 김상헌, 박동원, 이현 교수)은 실제 가정에서 고기나 생선을 굽고, 매일 환자의 호기량을 측정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23일 밝혔다. 그의 논문은 최근 천식 및 알레르기 분야 국제학술지인 ‘AAIR(Allergy, Asthma&Immunology Research)'에 게재됐다.

윤 교수팀은 91명의 성인 천식환자를 두 군으로 나눠 실험했다. 한쪽은 그릴을 이용해 주 1회 이상 고기나 생선을 굽고, 다른 실험군은 주 1회 이하 사용토록 했다.

연구는 2개월 동안 모든 실험 참가자들이 아침·저녁으로 하루 2회 최대 호기유량계를 사용해 폐활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또 가정에선 실내 환경을 관리하는 에어가드 시스템을 설치해 미세먼지 측정과 환자의 호흡기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고기나 생선을 주 1회 이하로 굽는 가정에 비해 주 1회 이상 구운 가정의 환자군에서 최대 호기 유속이 의미 있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5단계 치료 중인 중증 천식환자군에서는 최대 호기유속이 1~3단계인 경증-중등도 천식환자군(396.1L/분)보다 약 25%(297.8L/분)나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으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만성호흡기 질환이다. 항원이 되는 꽃가루나 집진기, 동물의 털 등에 노출되면 기관지가 발작적으로 수축을 해 호흡을 방해한다. 숨길이 좁아지면서 답답해 하고, 숨소리가 색색거린다. 이는 생선이나 고기를 굽게 되면 미세한 연기가 기관지를 자극해 기관지를 수축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교수는 "집안에 천식 등 기관지질환이 있는 가정에선 가능하면 고기를 굽는 요리방식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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