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12.01 13:26

금감원 "제공받은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역할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개선방안 필요"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자료제공=금융감독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종합금융투자회사가 그간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으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6월말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기업 신용공여 총액은 1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종투사 제도는 충분한 자본력을 토대로 기업금융 시장에서 적극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지난 2013년 10월 도입됐다. 정부는 종투사에 대해 2013년 기업 신용공여 업무, 2017년 신규 자금조달 수단(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 허용, 2018년 신용공여 한도 확대(자기자본 100%→200%)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제도 시행 이후 종투사로 지정받은 회사는 신한금융투자·KB증권·한국투자증권·NH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메리츠증권·하나금융투자 등 총 8개사다. 이 가운데 5개사(KB·한투·NH·삼성·미래에셋)는 추가로 초대형IB(4조원)로 지정됐다.

올해 6월말 현재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총액은 14조3000억원으로 2013년말 400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기업 신용공여 총액은 종투사 자기자본 40조2000억원 대비 35.5% 수준이다.

회사별로는 메리츠(115.8%), NH(45.1%) 순으로 자기자본 대비 기업 신용공여 비중이 높으며 하나(8.2%), 삼성(17.3%), 미래(22.1%)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중소기업 및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는 9조8000억원이고, 대기업 등에 대한 일반대출은 4조5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7조4000억원으로 기업 신용공여 전체의 51.7%를 차지하나 SPC 및 부동산(7조1000억원)을 제외한 순수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2809억원으로 총 기업 신용공여의 2.0%에 불과했다.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는 4조7000억원이며 이 중 PF대출‧인수금융이 4조3000억원으로 대부분(92.5%)을 차지했다.

종투사 기업 신용공여 중 부동산 관련은 6조원으로 전체 기업 신용공여 중 41.9% 차지했다. 부동산 중 PF 신용공여는 3조3000억원(23.0%)이고 PF가 아닌 부동산 신용공여(부동산개발법인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 등)는 2조7000억원(18.9%)으로 파악됐다.

담보가 설정된 기업 신용공여 규모는 13조2000억원(92.4%), 무담보는 1조1000억원(7.6%)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 신용공여 금리는 4~6%가 9조5000억원으로 66.6%를 차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투사 제도도입으로 증권사 대형화 등을 통해 기업금융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종투사 지정업체 수가 증가하고 기업 신용공여도 급증하는 등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 신용공여의 질적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미미하고 모험자본 공급 등 적극적으로 위험을 인수하는 투자은행 본연의 역할 수행은 다소 미흡했다”며 “종투사로서 제공받은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종투사가 제도 취지에 맞게 건전하고 생산적인 기업금융 제공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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