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12.12 22:00

펫 관련 특화설계 적용 단지 청약경쟁률 높아…한화건설, 반려견 놀이터 조성 예정 아파트 이달 분양

포레나 펫프렌즈. (사진제공=한화건설)
포레나 펫프렌즈. (사진제공=한화건설)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A씨는 반려동물 산책을 위해 아파트 단지 밖의 공원이나 산책로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단지 내에 마련된 '펫 파크'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산책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와서는 욕실과는 별개로 마련된 공간에서 반려동물의 발을 씻길 수 있어 편리하다.

이는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에 속속 선보이고 있는 '펫팸족'을 겨냥한 아파트 단지 모습이다.

◆국내 펫팸족 1500만명 돌파…2027년 반려동물 산업 규모 6조 달할 듯

바야흐로 반려동물의 시대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가량인 1500만명을 돌파했고, 반려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인 펫팸족은 이제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9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국민은 총 591만가구로, 2018년(511만가구)보다 80만가구 늘었다. 국내 전체 가구 중 26.4%에 달한다. 4집당 1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펫코노미(pet+economy)'로 불리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최근 3년 연평균 약 14%씩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오는 2027년에는 그 규모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반려동물 산업 매출에서 더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지난 11월 홈쇼핑 기업 CJ ENM 오쇼핑의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0월 반려동물 관련 용품 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관련된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주택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 반려동물 관련 특화설계와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최근 분양 단지에 '펫 파크', '펫 그라운드', '펫 케어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고, 이를 토대로 큰 인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펫팸족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주택시장에서도 반려동물 관련 시설과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층이 늘고 있다"며 "반려동물 시설과 서비스는 단순히 입주민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아파트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7월 DK도시개발·DK아시아가 인천 서구에 분양한 '검암역 로얄파크시티 푸르지오'는 1순위 청약에 약 8만4000건이 몰리며 평균 2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한 데 이어 계약 시작 1주일 만에 완판됐다. 이 아파트는 단지 내에 반려동물을 위한 '펫 케어 서비스' 및 '펫 카페'를 제공했다.

또한 포스코건설이 8월 울산시 남구에 분양한 '더샵 번영센트로'는 평균 77.0대 1, 최고 154.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친 뒤 조기 완판됐다. 이 단지에도 반려동물 위생과 케어를 위한 공간이 조성돼 수요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외에 쌍용건설이 지난달 경기 안성시 공도읍에서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프리미어'는 반려동물 놀이터 '펫 가든', '글램핑 파크' 등 반려동물과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해 무순위 사전 청약 결과 1696가구 모집에서 6123명이 몰려 평균 3.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려동물 관련 시설이 적용된 단지는 가격적으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 놀이터 '포레나 펫 파크'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던 한화건설 '포레나 천안두정'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달 4억709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같은 달 거래가(3억4880만원) 대비 1억원 가량 상승했다.

펫앤스테이. (사진제공=컴앤스테이)
펫앤스테이. (사진제공=컴앤스테이)

◆건설사, 반려동물 특화설계 갖춘 단지 '속속' 선보여

이처럼 반려동물 특화설계, 커뮤니티 시설 등이 접목된 단지의 인기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연말에도 펫 특화시설을 갖춘 단지의 공급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화건설은 이달 수원 장안구에 공급 예정인 '한화 포레나 수원장안'에 반려견 놀이터 '펫 프렌즈 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공간에는 미끄럼틀과 장애물 등 반려동물 전용 놀이시설이 다수 배치돼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주민에게 한층 만족도 높은 주거여건을 제공하게 된다.

커뮤니티 시설 뿐만 아니라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2020 우수 디자인(GD, Good Design)'에 선정된 한화건설의 '포레나 펫 프랜즈 인테리어'와 '펫 프렌즈 세면대'도 포레나 수원장안 단지부터 적용된다.

포레나 펫 프렌즈 인테리어는 현관 출입문 바로 옆에 욕실과 별개로 공간을 마련해 산책 후 편리하게 반려동물을 씻길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반려동물 관련 민원 중 하나인 소음 방지를 위해 슬라이딩 중문도 적용된다. 펫프랜즈 세면대는 기존 세면대에서 반려동물을 씻기기 불편한 문제를 개선한 상품으로, 내탕 사이즈를 더 넓게 디자인해 반려동물을 쉽게 씻길 수 있다.

윤상헌 한화건설 디자인팀 팀장은 "국내 반려인이 30% 비율을 넘어섬에 따라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함께 생활하기에 편리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고자 해당 디자인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이 같은 달 전북 군산에 분양하는 '더샵 디오션시티 2차'는 커뮤니티 시설로 산책 후 반려동물을 씻길 수 있는 펫케어 공간을 마련했다. 이 단지는 최상 29층, 전용면적 84~154㎡, 총 771가구를 규모로 조성된다.

반려동물 특화 오피스텔 '펫엔스테이'도 분양 중이다. 펫엔스테이는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계획된 단지로,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동물병원, 도그짐, 펫 동반카페, 펫 호텔 등이 들어선다. 내부에는 미끄럼방지 바닥과 펫도어, 반려견 전용 샤워기, 특화조명, 차음중문, 환기시설 등 반려동물 특화 설계 및 디자인으로 꾸며진다. 공용 공간에는 운동장, 세족시설, 배변처리기 등이 적용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주거시설 선택 시 기준 중 하나로 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동물이 단지 내에서 양질의 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곳을 찾는 추세"라며 "아파트 입주민 뿐 아니라 그들의 반려동물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시설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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