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헌 기자
  • 입력 2020.12.16 00:58
황정민, 임윤아 (사진=키이스트, JTBC스튜디오)
황정민, 임윤아 (사진=키이스트, JTBC스튜디오)

[뉴스웍스=이동헌 기자] '허쉬' 황정민, 임윤아가 그 진가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JTBC 금토드라마 ‘허쉬’(연출 최규식, 극본 김정민, 제작 키이스트·JTBC 스튜디오)는 시작부터 공감의 차원이 달랐다. 매일한국 월급쟁이 기자들의 울고 웃는 밥벌이 라이프는 폭넓은 공감을 선사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한바탕 유쾌하게 웃다가도, 어느새 가슴 뭉클해지는 이들의 짠내 나는 일상이 진한 여운을 안긴 것. 침묵을 강요하는 현실에 ‘기레기’를 자처하는 한준혁, 그리고 생존과 양심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기자들의 고뇌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먹고 사는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직장인 기자들,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이들의 열혈 생존기에 뜨거운 응원이 쏟아졌다.

그 중심에는 공감의 깊이를 더한 황정민과 임윤아가 있다. 기대를 확신으로 바꾼 ‘올타임 레전드’ 황정민의 귀환은 완벽했고, ‘믿고 보는 배우’ 임윤아의 변신 역시 성공적이었다. 친숙하고 사람 냄새 진한 ‘한준혁’을 노련하게 풀어낸 황정민의 힘은 대단했다. 한때는 누구보다 뜨거웠지만, 진실에 침묵하고 거짓과 타협하는 현실에 치이며 열정의 불씨를 스스로 꺼버린 한준혁. 불합리한 현실 앞에서 무력하게 흔들리는 그의 복잡한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한 황정민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 인턴들에게 “뜨겁게 끓었으면 좋겠다”라는 허울 좋은 말밖에는 할 수 없는 자신에게 부끄러워하고, 곰탕 한 그릇에 위로를 얻는 그의 모습은 우리의 현실을 대변했다. 고단했던 청춘의 생을 마감한 오수연(경수진 분)과 여전히 ‘침묵’을 강요하는 현실은 한준혁의 들끓는 마음에 불을 지폈다. “한준혁은 대단히 나약하지만, 나약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인물”이라는 황정민의 말처럼 그에게 찾아온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감캐’를 입고 돌아온 임윤아의 변신에도 찬사가 쏟아졌다. 임윤아는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남다른 소신과 할 말은 하고야 마는 극한 인턴 ‘이지수’로 공감의 폭을 넓혔다. 씩씩하고 당찬 이지수는 한준혁과 마찬가지로 가슴 한구석에 응어리진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청춘이다. 매일한국 나성원(손병호 분)이 조작한 가짜뉴스로 억울하게 죽음을 맞은 이용민(박윤희 분) PD가 바로 이지수의 아버지였던 것. 이 사건은 한준혁이 펜대를 꺾은 결정적 사건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삼키며 맨밥을 입안 가득 밀어 넣는 이지수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했다. 임윤아의 진가가 발휘된 명장면이기도. 절친했던 인턴 오수연의 죽음으로 현실을 직시하게 된 이지수, 앞으로 그가 그려갈 성장기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한편, 인턴 오수연의 죽음으로 매일한국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허쉬’ 3회는 오는 18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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