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0.12.21 15:34
정상옥 전 동방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예서체로 휘호한 '아시타비(我是他非)'. (사진=교수신문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교수들이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뜻으로 이른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어로 옮긴 것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7일~14일 간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아시타비가 588표(32.4%)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투표 방식은 6개 사자성어 후보 중 한 사람당 2개씩 골라 총 1812표가 집계됐다.

아시타비는 같은 상황에서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이중잣대를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에 가깝다.

신조어가 올해이 사자성어로 선정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아시타비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또다른 추천자인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역시 "여야, 진보와 보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서도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는 평을 보탰다.

설문에 응한 교수들은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한 줄이다.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는 등의 의견을 밝혔다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아시타비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한 사자성어는 396명이 선택한 '후안무치’(厚顔無恥)'였다. 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으로 뻔뻔함을 지적하는 말이다. 

후안무치를 뽑은 교수들은 "임명직이 임명권자를 능멸했다"는 등 한층 거센 비판을 내놨다. 코로나19 상황을 빗댄 '첩첩산중(疊疊山中)'은 4위에 꼽혔다.

교수신문은 매년 교수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2019년에는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정됐다.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한 몸에 머리가 두 개 달린 새를 뜻하는 말로 '목숨을 함께하는 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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