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이한익 기자]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7명은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후퇴기'나 '침체기'라고 답했다. 또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금융그룹은 23일 올 한해 상업용 부동산시장 여건을 진단하고 2021년 시장 전망을 담은 '2021 KB 부동산 보고서(상업용편)'을 발간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발간되는 보고서로 KB경영연구소가 선정한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주요 이슈와 함께 설문조사를 통해 시장 여건과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살펴 본 것이 특징이다. 

보고서는 ▲2020년 상업용 부동산시장 진단 및 전망 ▲상업용 부동산시장 주요 이슈 ▲상업용 부동산시장 진단 설문조사 결과 분석 ▲해외 상업용 부동산시장 현황 및 전망으로 구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문가 1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4%는 올해 시장 상황을 '후퇴기'와 '침체기'로 평가했다. 특히 침체기라는 응답은 21.1%로 지난해(17.5%) 보다 높은 비중을 보여 시장 상황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시장 악화를 전망한 이유는 공실 증가, 수익률 하락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여건 악화와 국내 경기 침체 등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0년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저금리와 시중 유동성 확대,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투자 제한 등으로 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자산 유형별로는 오피스, 상가, 오피스텔 등이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투자수요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코로나19 영향으로 물류시설 투자는 성장세를 보인 반면, 호텔 시장은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2021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어느때 보다 불확실성이 큰 한해를 보낼 것으로 내다봤다. 우량 자산에 대한 투자 쏠림은 더 심화돼 2021년에는 지역, 입지, 자산 특성, 임대 현황 등에 따라 시장 상황이 극명하게 나누어지는 초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경제상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이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거나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상업용 건축물 공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공실 증가, 임대료 하락 등 임대여건이 악화 되고 있는 것도 시장에는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1년 리테일·상가, 호텔 ,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은 소비행태 변화, 수요 감소 등으로 시장 여건이 나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은 코로나19 이후 투자자들의 주목이 집중되면서 2021년 가장 시장 여건이 좋을 것으로 보이는 시장에 선정됐다.

정부의 시장 활성화 방안 등으로 주목 받고 있는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의 경우 전문가 대다수는 2021년 시장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성장을 전망했다. 공모 펀드 시장보다 공모 리츠 시장 확장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부동산 유형이나 규모 등에 따라 시장 흐름에 양극화가 발생하는 K자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34.3%로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시장이 V자형의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14.9%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김태환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1년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한해가 될 것"이라며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위험에 대한 대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