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05 13:28

영국 리버풀대학 연구팀, 1400여명 환자 대상 임상…바이러스 소멸시간도 위약보다 2배 빨라

이버멕틴 임상효과
코로나19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버멕틴 임상효과. 투약군의 바이러스 체내 소멸기간이 2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구충제로 쓰이는 ‘이버멕틴(ivermectin)’이 코로나19 사망위험을 최대 80%까지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디 등 언론매체들은 영국의 연구팀이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이버멕틴 복용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치료효과가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결과는 다음달 관련 학회지에 정식 게재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리버풀대학 바이러스 전문가인 앤드루 힐 박사는 1400명 이상 환자들이 참여한 임상시험을 11회에 걸쳐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 이버멕틴 투여군 573명에선 8명만이 사망한 반면 위약 투여군 510명에선 44명이 생명을 잃었다.

이버멕틴은 환자의 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소멸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시켰다. 임상연구는 경증과 중증환자로 나눠 진행됐다. 이집트인을 대상으로 한 바이러스 소멸 연구에서 경증환자 100명에선 평균 5일 이내에, 위약군에선 10일 정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증증환자에선 바이러스 소멸까지 평균 6일이, 비교군에선 12일이나 걸려 약효가 평균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성적은 방글라데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의뢰해 방글라데시, 아르헨티나, 이집트 등 개발도상국에서 실시됐다. 환자들은 0.2~0.6㎎/㎏의 이버멕틴 용량을 처방받았지만, 가장 많이 투약한 환자는 최대 12㎎까지 복용했다.

이버멕틴은 1981년 선충·림프사상충·이·옴 등 기생충을 구제하는 약으로 처음 개발됐다. 이 약을 개발한 갬벨과 사토시는 기생충 감염질환을 극복한 공로로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하기도 했다.

이버벡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효과에 대해선 지난 4월에도 언급된 바 있다. 다만 호주의 연구팀은 실험실 연구에 그쳐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당시 질병관리본부)도 "해당 논문을 검토했지만 세포수준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제시해 용량이나 안전성,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일부 외국의 과학자들은 “치료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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