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07 13:33

가천대 전용순 교수 분석…"정밀의료 서비스 보조수단 가치 입증"

길병원 암다학제팀이 왓슨의 의견을 참고해 환자에게 암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길병원 제공)
길병원 암다학제팀이 왓슨의 의견을 참고해 환자에게 암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길병원)
전용순 교수
전용순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인공지능 의료시스템인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의 진단율과 암 전문의들의 항암화학요법 일치율이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전용순 교수는 2016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유방암센터를 찾은 유방암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의사인 왓슨과 다학제 의료진의 치료과정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소개했다.

연구팀은 암다학제팀과 왓슨 포 온콜로지의 치료선택 중 ‘추천’ 또는 ‘고려’로 제시된 경우엔 ‘일치(Concordance)’로 정의했다. 또 양측의 치료선택이 ‘비추천’ 또는 ‘불가’의 경우엔 ‘불일치(Discordance)’로 처리했다.

당초 연구 대상자는 170명이었지만 이중 화학 및 방사선요법 거부, 조직학적 검사불가에 해당한 환자 14명, 그리고 새로운 보조화학요법을 받은 9명도 배제했다. 따라서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147명만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147명 중 136명(93%)에서 다학제팀과 왓슨의 의견이 같았다. 불일치에 해당된 11명은 왓슨이 우리나라 보험체계 안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항암제를 추천했거나, 고령이나 임신 등으로 항암화학요법을 포기한 사례로 나타났다. 이는 의사들과 인공지능의 치료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유방암 치료제는 69종에 이른다. 또 항암화학요법의 중요한 요소인 개인 맞춤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약제 선택부터 복용방법, 시기, 용량 등 의료진이 고려해야할 사항이 매우 방대하다.

전 교수는 "이 같은 조건에서 왓슨이 제시한 치료법이 전문가 집단의 의견과 일치한다는 것은 인공지능의 판단이 매우 신뢰할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료진이 환자에게 정밀의료를 제공하는데 이 같은 인공지능 의료서비스 같은 보조수단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선 방사선치료 분야에 대한 다학제팀과 왓슨의 의견 일치율도 살폈다. 연구 대상자는 170명 중 방사선치료가 필요했던 144명이다. 이중 임신으로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한 1명을 제외한 99%에서 다학제팀과 왓슨의 치료의견이 일치했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샘플 수가 적고, 연구기간도 짧아 추가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정도의 치료 일치율만으로도 임상에서 참고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연구내용은 국내학술지인 ‘대한종양학회지(KJCO)’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전 교수는 이 논문으로 학회로부터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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