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1.11 11:46

"우리의 민주주의도 단련될수록 더욱 강해진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미 의회 불법난입 사태'를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사진=아놀드 슈워제네거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연배우로 널리 알려진 전 공화당 소속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74)가 미 의회 불법난입 사태를 주도한 세력을 ‘나치’에 비유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영상을 올리고 “난 오스트리아에서 자랐고 ‘크리스탈나흐트’(수정의 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나치가 오늘날의 ‘프라우드보이스’와 같은 존재였고, 지난 수요일은 미국판 ‘수정의 밤’이었다”고 말했다.

’수정의 밤’ 사건은 1938년 11월 9일 나치가 유대인들을 상대로 대규모 약탈, 방화를 저지른 사건을 말한다. ’프라우드보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극우단체로 지난 6일 의회 난입 사태에 대거 참여했다.

슈워제네거는 “폭도들은 단지 의사당 유리창을 깨뜨린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시하던 신념마저 산산조각냈다”며 “그들은 미국 민주주의 전당의 문을 부쉈을 뿐만 아니라 건국 원칙까지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난동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을 오도해 쿠데타를 시도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한 리더이고,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코난'에 등장했던 대형 칼을 들어 보이며 "칼은 망치질할수록 강해진다. 우리의 민주주의도 단련될수록 더욱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0일 '미 의회 불법난입 사태'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아놀드 슈워제네거 트위터 캡처)

슈워제네거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뒤를 이어 TV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의 진행을 맡았지만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하차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슈워제네거를 조롱하는 트윗을 올렸고 슈워제네거는 대통령직에 전념하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행어 “넌 해고야”(You are fired)를 패러디해 지난 10일 독일 언론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당신은 끝났다”(You are terminated, Mr. President)며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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