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1.13 15:01
최종건 제1차관과 이란 외무부 장관이 (사진=이란 외무부 트위터 캡처)
11일(현지시간) 최종건 제1차관이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란 외무부 SNS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이란에 억류된 선원과 선박 문제 해결을 위해 이란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부는 13일 최 차관의 이란 방문 결과에 대해 "이란측이 지난 4일 이래 우리 선원과 선박을 억류하고 있는 데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구했다"며 "정부는 이번 방문을 토대로 이란과 선박 억류 해제를 위한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우리 선원들에 대한 영사 노력을 적극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이란을 방문해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외교차관과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가졌다. 이후 자리프 외교장관, 헤마티 중앙은행 총재 등 각계 지도층 인사와 만나 현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하고 아락치 외교차관을 방한 초청했다.

최 차관은 이란 측에 "한국 선박 억류 조치가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에 직결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선원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영사접견을 포함해 충분한 영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지속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한국 선박 억류 건은 해양 오염과 관련된 기술적인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이란측은 공정하고 신속한 사법절차의 진행과 선원들에 대한 인도적 대우, 영사접견 보장 등을 약속했다.

현재 이란엔 한국 국적의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억류돼있으며 여기엔 한국인 5명 등 총 20명의 선원이 승선해있다.

이에 최 차관은 "억류 이후 일주일 이상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일말의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납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 제시와 신속한 절차를 통한 우리 국민과 선박 억류 해제"를 요구했다. 

또한 한국이 미국의 제재를 이유로 원화자금을 부당하게 동결하고 있다는 이란측에 대해 "한국과 미국 금융시스템이 상호 밀접하게 연관돼있어 원화자금 활용 극대화를 위해선 미국과 협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 측이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원화자금의 원활한 활용 방안 모색을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최 차관은 지난 11일 억류 중인 한국케미호의 선장과 통화하고 선원들의 안전을 확인했다.

12일에는 이란측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현장대책반을 주재하고, 현장에서 우리 국민 보호 체계를 재점검했다. 

최 차관은 "우리 선원들을 위로하고, 선원들이 영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지속 보장하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전날 카타르로 넘어간 최 차관은 고위급 인사들을 면담하고, 우리 기업 진출 확대 등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 뒤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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