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18 14:40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 임신에 의한 면역체계 변화로 해석

권오상 교수(왼쪽)와 조수익 교수
권오상 교수(왼쪽)와 조수익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임신부가 원형탈모를 앓았다면 유산 가능성을 우려해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연구팀(조수익 교수, 산부인과 이승미·김세익 교수)은 원형탈모증이 임신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해 공격함으로써 모발이 빠지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원형탈모증과 임신결과와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2016~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형탈모증 임산부 4552명과 원형탈모증이 없는 임산부(대조군) 50만8345명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임산부와 비교해 원형탈모증을 앓은 임산부는 임신 1000건당 유산 사례가 약 3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조군 모두 자궁외임신율과 자연유산율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다만 난임과의 관련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임신 중 산모의 건강상에도 문제는 없었다. 

교수팀은 원형탈모증이 임신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모낭과 임신한 자궁은 면역거부반응으로부터 자유로운 ‘면역특권’을 갖는데 면역체계의 변화로 회피능력이 소실된 것이다. 둘째는 임신유지와 모낭형성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케모카인과 T면역세포의 영향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임신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으로는 전신루푸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자가면역 갑상선질환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다른 자가면역성 피부질환인 백반증 환자에서도 자연유산의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은 이미 보고된 바 있다.

권 교수는 “원형탈모증 여성은 임신 시 주의사항을 반드시 준수하고, 산부인과 의사와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안전한 출산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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