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1.20 17:13

113분짜리 유튜브 동영상과 함께 조사 보고서 공개

알렉세이 나발니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밀 궁전' 폭로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알렉세이 나발니'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독극물 테러로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후 러시아로 귀국하자 마자 수감된 알렉세이 나발니가 흑해 연안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비밀 궁전'이 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비밀궁전의 존재를 부인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체포된 지 이틀도 되지 않은 이날, 나발니 측은 온라인에 113분짜리 유튜브 동영상과 함께 비밀 궁전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나발니가 직접 출연해 설명하는 형식의 이 동영상은 이미 400만회 이상 조회됐다. 이 영상은 나발니가 독일에 있을 때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 측은 건설업체가 유출한 ’푸틴 궁전’의 평면도로부터 3차원 모델을 만들어 공개했다. ’푸틴 궁전’은 흑해 연안 휴양도시인 겔렌지크 인근에 있다. 산 정상에서 흑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세워져 있다.

1층에는 스파, 원형극장 등이 있다. 2층에는 카지노, 폴댄스 무대를 포함한 라운지가 들어서 있다. 지하에는 아이스하키 링크, 교회, 해변의 비상 대피소로 가는 통로가 마련돼 있다.

분수대가 있는 야외 정원이 있고 포도밭도 보인다. 헬기장과 부속시설로 보이는 건물들이 별장 주변에 배치되어 있다.

이 건물은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러시아 정보기관이 주변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궁전 위 영공과 주변 영해도 비행기나 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되고 있다.

보고서는 “궁전을 짓기 위해 들인 비용이 총 13억달러(약 1조4200억원)에 달한다"면서 "러시아 역사상 가장 거대한 뇌물로 충당됐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을 위한 비밀 궁전이 건설되고 있다는 보도는 이미 10여년 전 이미 나왔었지만 크렘린은 의혹을 부인해 왔다. 이날 나발니측의 폭로에도 크렘린은 비밀궁전의 존재를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미 우리는 수년 전에 겔렌지크에는 푸틴 대통령의 궁전이 없다고 밝혔다"면서 “문제의 별장은 푸틴 대통령 소유물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 테러를 당해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지난 17일 러시아에 귀국했다. 그는 즉시 체포돼 현재 모스크바의 한 감옥에 수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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