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21 09:24

은평성모병원 박준욱 교수 "흉터 안남기고 수술 정확도 높아"

박준욱 교수
박준욱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내시경수술은 입안이나 항문, 기도 등 인체에 난 구멍을 통해 들어가 수술하는 것을 말한다. 피부를 째지 않아 수술에 의한 흉터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술의 난도가 높아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16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구강으로 접근해 갑상선암을 수술한 박준욱 가톨릭의대 교수(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가 그동안 수술한 환자들의 음성기능을 평가한 뒤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갑상선암의 위치가 성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음성기능 평가는 수술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박 교수는 자신이 직접 집도한 기존 방법의 수술환자 38명과 구강내시경 수술환자 44명을 대상으로 음성기능을 비교했다. 수술 전부터 수술 한 달 후까지 환자에게 설문을 받는 한편 음성검사, 영상 후두촬영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노래를 부를 때 필요한 고음발성(high pitch)에서 구강내시경 수술군과 기존 수술군 간에 통계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음성 변화에서도 두 그룹 간 차이는 없었다.

기존 수술법은 안전하고 정확하긴 해도 목에 흉터를 남겨 미용적인 면에서는 만족도가 높지 못했다. 반면 내시경 수술은 높은 미용 만족도에도 목소리 기능의 손상을 우려하는 환자들이 꽤 있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환자의 목소리를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은 구강내시경 갑상선암 수술이 매우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수나 방송인, 교사, 상담가 등 전문적인 목소리 사용자(professional voice user)들도 안전하게 내시경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수술은 입안 점막에 3개의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갑상선까지 삽입하는 신개념의 수술법이다. 점막은 금새 아물기 때문에 흉터는 물론 신체 손상이 전혀 없다. 하지만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위해서는 수술 전후 성대상태 확인과 수술 중 후두신경 보존, 음성재활 치료 등을 병행해야 하는 등 의사의 세심한 준비와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IF: 3.303)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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