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25 12:02

강동경희대병원 곽민섭 교수팀, 치료방식 결정에 중요한 기준…정밀의료로 환자 예후 향상 기대

곽민섭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AI(인공지능)를 이용해 대장암의 림프절 전이를 예측하는 진단 모델이 선보였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곽민섭 교수팀은 암 주위의 미세환경을 분석해 예측 평가점수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검증한 결과 높은 변별력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대장암 치료에서 종양의 크기와 림프절 전이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이를 통해 병기를 정하고, 적절한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서다.

교수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진행한 ‘The Cancer Genome Atlas’(TCGA) 프로젝트에 등록된 대장암 1~3기 환자 16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직장암을 진단받았거나 영상화질이 불량한 슬라이드는 제외해 최종 림프절 전이가 없는 음성그룹 59.8%(98명)과 양성그룹 40.2%(66명)을 분류해 냈다.

교수팀은 이들의 조직 슬라이드에서 암조직과 암조직 주변 간질영역의 비율을 이용해 예측 평가점수인 PTS 점수를 개발했다. 조직을 정상 대장점막, 간질, 림프구, 점액, 지방조직, 평활근, 대장암 등 7개 클래스로 나누고, AI로 하여금 이들 영역에 대한 명확한 구역화 학습을 시켜 전이 여부를 예측토록 한 것이다.

교수팀은 이렇게 개발된 AI 진단모델의 검증에 들어갔다. 그 결과, 양성그룹의 평균 PTS 점수는 0.38점으로 음성그룹 0.228점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또 양성그룹에서는 전이가 많을수록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AI 진단모델이 림프절 전이위험 환자를 식별하는 유용성을 입증한 것이다.

현재 대장암은 초음파와 CT, 병리검사를 통해 병기와 예후를 확인한다. 하지만 검사법의 한계로 전이 여부를 명확히 예측하기는 사실상 어려웠다. 병리조직은 중요한 진단지표의 수단이지만 방대한 영상을 세세히 파악하기에는 의사의 판독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은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 중 남녀 통틀어 두 번째로 많다. 사망률도 매우 높아 폐암과 간암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장암 치료는 암발생 위치, 깊이, 전이에 따라 내시경치료와 수술, 항암화학치료, 방사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결정된다. 따라서 림프절 전이 유무는 초기 대장암 환자를 치료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일 수 있는 것이다.

곽 교수는 “대장암 전이가 정확하게 예측된다면 환자의 맞춤식 치료에 좀더 근접할 수 있다”며 “향후 후속 임상시험과 심층적인 AI 연구를 통해 치료성적을 높일 수 있는 정밀의료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Frontiers in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